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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현자타임] 쇼 미 더 아이디어

2016.09.23(Fri) 09:21:25

스웨덴의 사민주의 정책이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그들이 정당-노조의 강한 동맹을 가졌기 때문이다. 가입률이 높은 노조가 정당을 만들고, 그 정당 강령에 따라 조직적으로 노조가 움직였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그들의 동맹이 가능했던 이유는 단순한 이해관계가 아니라 비전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어떤 국가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강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노조와 정당이 동맹을 맺고 그에 따라 행동했다. 결국 정책의 정통성과 지속가능성이 유지됐다.

 

일을 하려고 모인 곳에서 비전은 참으로 중요하다.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와 왜 우리가 같이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주지 못하면, 그 팀은 박살난다. 끊임없이 팀원은 방황하고, 팀은 흔들리기 마련이다.

 

   
▲ 국회의원이 브랜드라면 그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는 정책으로 이루어진다.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들이여, 당신의 비전을 보여달라. 9월 7일 열린 20대 정기국회 본회의 모습. 사진=박은숙 기자

 

정치로 생각하면 이념 기반 정당이 진짜 정책정당의 뿌리다. ‘민생이 중요하다’라는 문장에 국회의원의 답은 ‘어떻게 해야 민생을 좋게 할 것인가’다.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어떻게’에 대한 답을 제공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책무다. 여기서 그들 개개인의 이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 적어도 정당이 콩가루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면 의원들 사이의 토론을 통해 사상적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 일치된 비전에 따라 정책을 추진하는 게 정답이다.

 

결국 정책정당이 되기 위해선 ‘탈이념’이 아닌 ‘이념’ 정당이 되어야 한다.

 

다만 이념에 경도되어 현실을 도외시하는 게 아니라 뚜렷한 비전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생각해보자. 정당을 하나의 상위 브랜드로 치면, 국회의원은 하부 브랜드이며 국회의원의 정책은 그 하부 브랜드의 상품이다. 해외 유명미디어인 아래에 , 가 있고 그들의 기사가 있듯이 말이다.


정당에 비유해보자. 정책이 비전에 따라 나오고, 비전은 가치관에 따라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정책정당의 선행 조건은 특정 가치관에 공통점을 둔 이념정당이다.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이 입법기관이기에 그들의 정책은 일종의 입법상품이다. 국회의원이 브랜드라고 치면, 그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는 정책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지금 정당들은 너무나 고민이 부족하다. 이해한다. 정책으로 승부하는 정치는 꽤나 어렵고 효율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매력적이지 못하다. 지역구 의원에겐 현실적으로 어떤 나라를 세울까보다, 지역구 땅값을 어떻게 올려야 하나가 먼저 아닌가.

 

차기 대선을 바라며 의원들이 자기가 그리는 미래 한국을 위한 포석을 넌지시 던지고 있다. 모병제를 주장하는 의원도 있고, 자체 핵무기를 개발하자는 의원도 있다. 그들 개개인이 어떠한 나라를 그리는지도 중요하지만, 그들을 보유한 정당이 어떠한 나라를 그리는지가 중요하다.

 

대통령을 꿈꾸는 이들에게 바란다. 국민에게 자신의 비전을 설파하기 전에 자신이 소속된 정당의 의원들과 당원들부터 설득해주시라. 그들을 설득해 하나의 비전으로 체계적으로 움직여준다면 좀 더 매력적인 후보, 매력적인 정당이 될 것이다.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건 비전 있는 정당이다. 당신의 비전을 보여달라.

구현모 필리즘 기획자

bizhk@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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