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에서는 쌍둥이 건물이나 똑같은 두 개의 머리(지붕)를 가진 건물에 거주하면 불운이 따른다고 풀이한다. 이런 건물에서 거주하면 가정에서는 불화가 생기거나 이혼을 하게 되고, 회사에서는 극심한 경쟁과 갈등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될 뿐만 아니라 파산 및 분사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 여의도에 위치한 LG그룹 사옥(LG트윈타워). 사진=이종현 기자 |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그룹 사옥(LG트윈타워)에 주목해보자. 이 건물을 도로 정면에서 보게 되면 크기와 모양이 똑같은 두 동의 건물이 서로 마주보는 형상이다. 풍수적으로 풀이하면 건물에 입주한 사람이나 회사에 불운이 따를 것이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절묘하게도 두 동의 건물이 마주보는 것이 아니다. 서로 한 걸음씩 옆으로 물러나 길을 양보하고 있는 듯하며, 건물의 모양도 고개 숙여 예를 표하는 겸손한 모습으로 건축됐음을 알 수 있다.
풍수적인 일반적인 견해로 보면 한 울타리에 이렇게 똑같은 건물이 있는 경우 둘로 나뉘는 기운을 피할 수는 없다. 럭키와 금성, 즉 구씨가(具氏家)와 허씨가(許氏家), LG와 GS가 갈라선 것이 대표적인 예다. LG트윈타워가 지어질 때부터 풍수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분사를 예견하고 있었다.
정면으로 서로 마주보는 건물은 비슷한 역량이 둘로 나뉘더라도 물고 뜯기는 싸움 끝에 악감정을 갖고 헤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LG트윈타워처럼 두 건물이 서로 부딪히는 기운인 충(衝)을 피한 형태일 경우에는 헤어지더라도 서로에게 크게 상처를 주지 않고 원만한 합의가 가능하게 된다. 작금의 재벌들이 형제나 사촌끼리도 재산과 주도권싸움으로 세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에 비한다면 구씨가와 허씨가는 분리하면서도 큰 잡음 없이 잘 마무리 되었다. 이는 LG트윈타워의 풍수적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여의도는 한강의 중간에 떠있는 모래섬이다. 풍수에서는 이러한 지형지세를 행주형(行舟形)이라 한다. 더구나 여의도처럼 산의 기운보다 물의 기운이 강한 터를 귀한 인물이 난다고 보지는 않고 재물이 넘치는 땅으로 본다. 고로 돈을 많이 벌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시장터로서 여의도가 최적의 장소다. 은행, 보험, 증권, 물류, 유통, 호텔 등의 터로 좋은 곳이라 할 수 있다.
잠깐 LG에서 벗어난 얘기를 하나 하자면, 시장터의 기운이 강한 여의도에는 국가의 살림을 맡고 있는 국회의사당에 있다. 어쩌면 존경받고 유능했던 사람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여의도로 출근만 하면 시장잡배처럼 행동하는 게 풍수적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
▲ LG트윈타워는 두 통의 건물이 서로 한 걸음씩 옆으로 물러나 길을 양보하고 있는 듯하고, 고개 숙여 예를 표하는 겸손한 모습이다. |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허씨가가 LG트윈타워를 떠난 후 남은 구씨가의 LG는 어떻게 될까? 앞에서도 언급했듯 여의도는 물의 기운이 강한 곳이다. 따라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거나 제품을 생산하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기에는 부적합한 곳이다.
LG가 금융이나 유통을 주력으로 성장하고자 한다면 여의도에 남아 미래를 설계하는 게 유리할 것이다. 하지만 LG전자와 LG화학 등과 같이 제품을 생산하는 사업을 이끌어가려면 지기가 강한 장소로 옮기길 권유한다. 한때는 삼성전자보다 LG전자가 앞선 적이 있었다. 하지만 여의도에 계속 남게 되면 다시는 삼성전자를 앞지를 수 없을 지도 모르겠다. 지기가 강한 서울 사대문 안이나 관악산의 기운이 통하는 곳으로 사옥을 옮겨야 LG전자가 더 큰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그룹의 융화와 결집을 위해서라도 그룹 전체의 컨트롤 타워와 회장 집무실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게 좋을 듯하다. 그렇지 않고 계속 여의도에 남아 있는다면 LG와 LS가 딴살림을 차린 것과 같이 LG화학과 LG전자가 어떠한 형태로든 각자의 길로 나뉘어 질 가능성이 있다. 이 상태로는 LG화학이나 LG전자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본다.
한마디로 정리를 하자면 LG트윈타워가 있는 터의 특성상 LG화학과 LG전자는 지기가 강한 터로 옮기고, LG트윈타워에는 통신이나 유통, 금융 등 물의 기운이 통하는 회사가 입주하면 좋겠다.
청욱 신석우 동양철학 박사는 대한풍수문화연구소 소장으로 기업체 풍수컨설팅 자문을 하고 있다. 현재 용인대학교 사회교육원 풍수지리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동방대학원대학교 풍수지리학 교수, 대한한양택풍수지리학회 초대회장, 부동산 TV 풍수지리 연구위원 등을 역임했다.
신석우 풍수지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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