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LA, Los Angeles)는 미국에서 뉴욕 다음으로 큰 도시다. 도시 규모와 별개로 LA는 우리에게 익숙한 도시 중 하나다.
1. 산타모니카 말고 베니스 비치
▲ 가족 단위 휴양객이 많은 산타모니카 해변. |
산타모니카 해변은 아름답기로 이름난 곳이다. 태평양을 마주한 장관을 볼 수 있고, 길거리 공연이 끊임없이 펼쳐지며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도 있어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전설의 ‘66번 국도’(미국 최초의 동서 대륙횡단 국도, 영화나 게임에서 수없이 나온 유명한 도로)의 끝을 볼 수도 있어 한 번쯤 찾을 만하다.
▲ 산타모니카 해변에는 놀이기구도 있다. |
하지만 ‘가족’이 하루쯤 쉬다 가기에는 최고지만, 20대 청춘이 가기에는 2% 부족하다. 그렇다면 바로 옆 해변인 베니스 비치를 방문하라. 베니스 비치는 정돈된 느낌은 부족하지만 열정이 넘친다. 히피들의 드럼 공연이나 스케이드 보드를 탈 수 있는 전용 연습장, 잔디에 앉아 이야기 나누는 ‘힙스터’들을 볼 수 있다. 산타모니카 해변에서 베니스 비치로 이동하기에는 자전거가 최고다. 자전거를 타면 해변의 시원한 전경을 보며 20분 정도에 도착할 수 있다.
▲ 자유로운 베니스 비치의 모습. 대마초를 피우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
2. 우버, 구글맵
구글맵이 나오기 전엔 도대체 어떻게 여행했을까 싶다. 구글맵이 없던 옛날에는 여행 가이드북에 나침반이 들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구글맵이 그 자리를 완전히 대체해 최단길찾기, 방향, 상점들의 영업시간까지 모두 알려준다. 특히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LA에서는 길을 찾는 데 구글맵만 한 게 없다. 대중교통이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은 우버와 리프트가 채워줄 수 있다.
▲ 편리함의 결정체 우버의 사용화면. |
LA는 근교에 즐길 거리가 많은데 대중교통으로는 1시간 30분 걸리는 거리도 우버로는 30분이면 되는 경우가 많다. LA도 교통체증이 있지만 뉴욕 정도는 아니어서 적재적소에 우버를 활용하면 여행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참고할 만한 링크: 진화하는 ‘우버풀’에서 알파고를 느끼다)
3. 덥더라도 겉옷을 준비하자
캘리포니아의 날씨는 연중 대부분 뜨거운 태양이 내리쬔다. 더위에 반팔도 벗어 던지고 조깅하는 사람도 흔하다. 하지만 그럴 때라도 가벼운 겉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미국 지하철이나 버스 혹은 어떤 건물에라도 들어간다면 거의 예외 없이 추위가 느껴지는 수준으로 틀어 놓은 에어컨을 만날 수 있다. 이렇게 오들오들 떨다가 밖에 나가 바로 뜨거운 바람을 맞다가는 자칫 냉방병이 올 수 있다. 가벼운 겉옷으로 이를 막아보자.
▲ 바깥은 덥지만 건물 안은 엄청나게 춥다. |
4. 맥주 살 땐 여권이 필수
더위에 지쳐 맥주 한 병이 간절할 때가 있다. 하지만 LA에서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을 가보면 맥주가 없다. 우리나라 편의점에서 ‘4캔에 1만 원’ 코너를 질리도록 이용했던 사람으로서는 당혹스럽다. LA에서는 편의점에서 맥주를 거의 팔지 않는다. 맥주는 ‘버드와이저’ 등 맥주 마크가 붙어 있는 동네 마트나 대형 할인매장에서 구입해야 한다.
▲ 살 수만 있다면 국내와 비교해 맥주를 엄청나게 싸게 먹을 수 있다. |
할인 매장에서는 국내에서 비싸게 마시던 맥주를 값싸게 먹을 수 있다. 미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의 가격 차이도 크게 없다. LA의 대표적 할인매장인 랄프스를 방문하면 사무엘 아담스, 하와이안 IPA, 블루문 등 한국에서 한 병에 5000원 이상을 호가하는 맥주를 마음대로 골라 6병에 9.9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단, 미국은 어디라도 예외없이 ID카드(우리나라 운전면허증이나 주민등록증은 읽지 못해 거절할 때가 꽤 있다. 여권이 확실하다)를 요구하기 때문에 꼭 챙겨야 한다.
5. 횡단보도에선 버튼을 눌러라
▲ 횡단보도에 별다른 표시 없이 두 줄만 그려져 있다. |
LA 횡단보도에는 우리나라 횡단보도처럼 선이 없다. 그저 두 줄 그어놓고 끝이다. 더군다나 횡단보도에서 건너겠다는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신호가 바뀌지 않는 경우가 많다. 횡단보도 옆에 위치한 전봇대를 잘 살펴보고 버튼이 있다면 누르자. 얼마 뒤 신호가 바뀔 것이다.
6. 클래식 애호가라면 월트디즈니홀
▲ 세계 3대 클래식홀로 꼽히는 LA 월트디즈니홀. |
LA에는 일본 산토리홀,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홀과 함께 세계 3대 클래식 전용 홀로 꼽히는 미국 월트디즈니 콘서트홀이 있다. 지난 8월 개관한 롯데 콘서트홀이 열리기 전까지는 국내 클래식 환경은 완전한 불모지에 가까워 클래식 애호가들은 이들 콘서트홀에 한 번이라도 가 보는 게 소원이었다. 만약 LA를 방문할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면 월트디즈니홀에서 공연이 있을 때를 맞춰 가는 것은 어떨까. 압도하는 외관에서부터 세계 최고의 음향, 최고의 오케스트라까지 만족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예매는 필수다.
7. 버스를 타기 전에 잔돈을 준비하라
어딘가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를 탈 생각을 헀다면 먼저 돈을 정확히 준비해야 한다. LA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미국 버스에선 잔돈을 주지 않는다. 알아서 딱 맞춰서 내지 않으면 안 된다. 목적지에 따라 알아서 떨어지는 금액을 먼저 준비하자. 물가가 비싼 미국에서 한 푼이라도 아끼는 길이다.
8. 파파이스는 잊어라
▲ 치킨만 파는 파파이스 메뉴판. |
한국에서 파파이스만 고집하는 사람을 가끔 볼 수 있다. 파파이스가 진짜 맛있는데 매장이 없다며 불평하기도 한다. 하지만 LA에서는 그런 파파이스는 잊는 게 좋다. 특히 파파이스의 햄버거나 샌드위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 그렇다. LA 파파이스에서는 햄버거를 아예 안 파는 매장이 많다. 치킨과 사이드메뉴만 판매한다. 매장에 가보면 둘러앉아 우걱우걱 치킨만 먹고 있다. LA에는 인앤아웃 버거라는, 전미를 통틀어서도 걸출한 햄버거 집이 있다. 패스트푸드를 원할 때는 이쪽으로 향하자.
9. 히스패닉과 스페인어
▲ 일종의 푸드코트인 ‘그랜드 센트럴 마켓’ 상점가에 쓰인 스페인어. |
LA는 미국 여느 도시와 인구 구성이 다르다. 일단 흑인 비율이 대단히 낮다. 비율로 따지면 10%도 안 돼, 약 25%에 달하는 뉴욕에 비해 굉장히 낮다. 대신 히스패닉 비율이 대단히 높다. 약 50%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LA에서는 스페인의 문화, 음식, 언어를 쉽게 볼 수 있다. 스페인어로만 표시된 슈퍼마켓도 흔하며 영어 밑에는 반드시 스페인어가 적혀 있다. 그래서 닭고기, 돼지고기 등 음식재료와 몇 가지 형용사만 스페인어를 배워가더라도 주문을 쉽게 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10. 대학교 서점을 공략하라
▲ USC 마스코트인 검투사가 그려진 간판. |
LA까지 왔는데 기념품을 안 살 수 없다. 하지만 기념품을 사려고 둘러보면 조악한 중국제만 눈에 띌 뿐. 이럴 때는 대학교 서점(book store)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대학교 서점은 단순히 책만 파는 게 아니라 나이키, 언더아머 등 유명 스포츠업체 등과 협업한 질 좋은 제품도 판매한다. 제품의 종류도 옷에서 볼펜, 인형까지 다양하다. LA 유명 대학인 USC(남가주대학교), UCLA(캘리포니아대학교) 등 유명 대학교의 서점은 엄청나게 커서 잘 둘러보면 맘에 드는 기념품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
김태현 기자
toyo@bizhank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