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4년 전 오늘, 2012년 9월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금호종합금융(현 우리종합금융)은 최대주주 지분 매각설에 대해 “최대주주인 우리사모투자전문회사(PEF)에서 당사의 지분매각을 추진 중”이라며 “하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습니다”라고 공시했다.
▲ 우리은행 본점. 사진=비즈한국DB |
금호종금의 전신은 지난 1974년 세워진 광주투자금융이다. 1994년 종금사로 업종을 전환하며 이듬해 사명을 금호종금으로 바꿨고, 2001년에는 금호기업의 금호캐피탈과 합병했다.
이후 2007년 6월 우리PEF가 금호종금 인수·합병(M&A) 및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자금 633억 원을 투입해 지분 41.4%를 확보,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인수했다. 이에 따라 금호종금은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계열 분리됐다. 우리PEF는 우리은행과 우정사업본부 등이 출자한 사모펀드다.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자본시장통합법 등 금융산업의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본확충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며 “우리PEF에 제3자배정 방식으로 자본유치 및 최대주주 지위를 부여함으로써 우리금융지주의 금융시장에서의 탁월한 경영능력을 금호종금의 성장전략에 활용하고자 한다”고 신주 발행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5년 후 우리PEF는 같은 방식으로 금호종금 매각을 추진한 것이다. 두 차례 시도된 매각은 모두 불발됐다. 금호종금은 2013년 3월 6일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 우리PEF가 M&A 및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위한 입찰을 추진했지만, 입찰서류를 제출한 곳이 없었다”고 밝혔다.
결국 같은 해 6월 우리금융지주(현 우리은행)가 금호종금을 인수, 금호종금은 우리종금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우리금융지주에 인수된 이후에도 우리PEF는 우리종금의 2대주주 자리를 유지했다.
해당 공시 발표 후 3년이 지났다. 우리PEF는 지난해 5월 27일부터 6월 5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우리종금 주식 631만 1058주를 모두 장내 매도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PEF가 우리종금 지분을 매각한 것은 우리은행 5차 민영화를 앞두고, PEF 투자금을 회수해 자본을 늘려 우리은행의 매각 가치를 높이기 위한 시도였다.
그런데 당시 우리PEF가 매도한 우리종금 물량 대부분은 연기금과 국가·지자체 등 정부기관이 흡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금의 경우 2010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우리종금 주식매매를 한 것.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우리은행 5차 민영화를 앞두고 정부가 후방지원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러한 지원에도 우리은행은 여전히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매각이 성사돼 민영화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매각작업 열쇠를 쥐고 있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가 지난 8월 말 과점주주 방식의 매각 방안을 전격 의결했다. 과점주주 방식이란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51.06% 가운데 30%를 4~8%씩 여러 매수자에게 쪼개 파는 방법이다.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프리미엄까지 받고 경영권을 통째로 넘기려다 실패를 거듭했던 과거의 방식과 다른 시도여서 기대감이 높아진다.
실제 한화생명, 교보생명, 중국 안방보험 등이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우리은행은 여전히 우리종금 지분 58.15%(2억 7576만 1491주)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민웅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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