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이 검찰에서 17시간 정도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20일 새벽 귀가했다.
검찰은 강 전 행장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함께 적용해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에 압력을 넣어 바이오 업체 B사 등에 특혜성 투자를 하도록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이 지난 19일 오전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으로 검찰조사를 받기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전날 오전 9시 30분께 강 전 행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이날 오전 2시 40분까지 여러 가지 관련 의혹을 캐물었다.
강 전 행장은 산업은행장 부임 전 한성기업 경영고문으로 위촉돼 사무실 운영비와 해외 출장비 등을 한성기업으로부터 지원받았다. 이를 포함해 총 1억 원 이상을 수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산업은행이 2011년 한성기업에 총 240억 원대 특혜성 대출을 해 준 과정에서 당시 강 전 행장의 직접적인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그는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대우조선이 지인 김 아무개 씨 바이오 업체 B사에 거액을 투자하도록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도 받는다.
대우조선은 2012년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 에탄올 생산기술 개발이라는 B사의 연구개발 사업에 55억 원 지원을 결정했다. 지원금은 2012년과 2013년 44억 원까지 집행됐으나 강 전 행장이 퇴임하자 끊겼다.
검찰은 “투자 검토를 권고한 것일 뿐”이라는 강 전 행장의 주장과 달리 그의 당시 산업은행장 지위에 비춰볼 때 이를 단순한 '권유'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는 또 대우조선의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종친 강 아무개 씨 중소건설사 W사에 50억 원 어치 일감을 주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도 받는다.
아울러 강 전 행장은 주류 수입업체 D사의 관세분쟁에도 개입해 B사 대표 김 씨가 부당한 이득을 챙기도록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2011년 5월 관세청과 관세 부과로 분쟁 중이던 주류 수입업체 D사로부터 조세 관련 공무원에 로비해 주겠다면서 3억 2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이미 구속된 상태다.
장익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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