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폰 신제품을 보기 위해 매장에 나온 사람들. |
지난 16일(미국시간) 오전 애플 본사가 위치한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이폰7’을 만났다. 당일 애플스토어 앞은 아이폰7의 출시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는 애플스토어가 두 개 있다. 하나는 해변이 맞닿아 있는 체스넛지점이고 또 하나는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유니온스퀘어점이다. 체스넛지점을 방문했지만 꽤나 긴 줄에 다음을 기약했다.
▲ 아이폰7의 앞면과 뒷면. |
다음날인 17일 오후 2시쯤 유니온스퀘어점을 찾았다.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다행히 입장하는데 줄은 서지 않아도 됐다. 대신 아이폰7이나 아이폰7 플러스를 만져보기 위해선 한두 사람 정도가 써보는 걸 기다려야 했다.
드디어 차례가 왔다. ‘아이폰3GS’, ‘아이폰5’, ‘아이패드1’, ‘아이패드2’를 보유했었고, 대체로 LG 혹은 삼성 폰을 많이 사용한 ‘삼엽충’이 애플의 최신작을 만져본 첫 느낌은 ‘크게 다르지 않다’였다. 흔히들 애플의 신작이 발매되면 ‘혁신은 없다’가 신문 첫 줄이 되곤 하는데 솔직한 심정도 이와 같았다.
옆에서 한 사람은 친구와 대화하며 마치 외워오기라도 한 듯 ‘25% 속도 상승, 배터리 최적화, 디스플레이…’을 읊어댔지만 크게 와 닿지 않았다. 삼성의 ‘갤럭시S6’ 이후 속도에 대한 갈증은 종말이 온 것 같았다. 그런 수치보다는 차라리 자랑하는 디스플레이가 눈에 띄기 시작하기도 했다.
사실 아이폰7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할 대목은 이어폰 단자가 사라진 점이다. 정말 사라져버렸다. 그래서 그런지 무척 얇다. 매끈하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얇고 가벼우니 어찌 보면 장난감 같기도 했다. 특히 ‘탭틱 엔진’이라는 기술을 적용해 홈 버튼을 만졌을 때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이번 아이폰은 홈 버튼 한 개를 누르는 느낌이 아니라 하단 전체가 눌리고 떨린다. 완전히 새롭다.
▲ 아이폰7 플러스의 카메라 렌즈 부분. |
아이폰7을 만지다보니 드디어 아이폰7 플러스를 작동해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아이폰7 플러스는 뒷면이 특이해서 금방 눈에 띈다. ‘듀얼 렌즈’ 카메라 때문인지 카메라 공간이 길게 잡혀 있다. 먼저 사진부터 찍어봤다.
찍자마자 깜짝 놀랐다. 최고의 디스플레이와 듀얼 카메라의 시너지 탓인지 말 그대로 DSLR이 부럽지 않은 수준이었다. 현재 갤럭시S7을 사용하고 있는데 카메라에 큰 불만은 없다. 오히려 만족하고 쓰고 있다. 하지만 아이폰7 플러스의 카메라는 이전 세대와 차원이 달라 보였다.
현재 전 세계 공항에서는 비행기 탑승 전 ‘갤럭시 노트7’은 ‘전원을 끈 상태로 타라’고 방송하고 있다. 이는 유럽에서도,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매일 수백만 명이 이 방송을 듣고 있고, 삼성 제품의 이미지 실추는 피할 수 없는 상황. 상대적으로 아이폰7 플러스라는 걸출한 제품에겐 호기가 아닐 수 없다.
▲ 아이폰7 제트블랙 앞면과 뒷면. |
이번 아이폰은 색깔도 기존과 달라졌다. 애플스토어에 몰린 수많은 사람들도 새로운 색인 ‘제트블랙’에 큰 관심을 가졌다. 제트 블랙은 무광으로 도색한 자동차처럼 칠흑으로 빛나고 있었다. 빠져드는 색깔임에도 단점은 있었다. 약간의 흠집으로도 ‘중고 티’가 난다는 점이다. 어제 출시된 디스플레이 제품도 이미 중고 티가 났다. 험하게 쓰는 사람에겐 금세 새로 산 제품의 느낌이 사라질 수 있어 보였다.
물론 이런 추천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아이폰7을 살 수 없다. 선주문한 물량 이외에는 모두 동났기 때문이다. 직원도 언제 입고될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아이폰을 구매하려던 사람들은 발걸음을 돌려야했다. 애플스토어를 나오니 안개 도시(Foggy City)라는 샌프란시스코 도시 별명과 달리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해가 뜨거웠다. 타는 듯한 태양이 마치 애플 제국 같았다.
김태현 기자
toy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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