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장은영 씨(29)는 매월 초가 되면 꼭 챙기는 일이 있다. 바로 편의점 할인 행사를 확인하는 일이다. 하나를 사면 똑같은 상품 하나를 덤으로 얹어주는 원플러스원(1+1) 상품, 두 개를 사면 무료로 하나를 끼워주는 투플러스원(2+1) 상품, 반값에 구매할 수 있는 50% 할인 상품 등 생필품에서 평소 구매를 망설였던 비교적 고가의 상품까지 꼼꼼히 살펴본다. ‘어머, 이건 꼭 사야 해’ 싶은 상품이 있다면 곧바로 편의점으로 달려간다.
이달 장 씨가 찜한 편의점 상품은 견과류가 들어 있는 앙증맞은 한정판 보틀 세트, 원플러스원 행사 중인 A 밀크티, 더운 여름에 없어서 못 먹었다는 B 빙수, 하루에 두 개는 거뜬한 떡볶이 등이다. 하나같이 경쟁이 치열한 상품이어서 발걸음을 서둘렀고, 다행히 원하는 상품을 모두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었다.
장 씨는 “모바일 앱 ‘나만의 냉장고’를 깔면 ‘원플러스원(1+1)’ ‘투플러스원(2+1)’ 상품의 증정품을 구매 시 바로 받지 않고 보관할 수 가 있다. 아껴뒀다 내가 먹고 싶을 때 유효기간 안에 다른 매장에서 찾을 수 있고, 지인에게 선물도 가능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팁을 전했다.
장 씨와 같은 ‘편의점 빠꿈이’를 비롯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유에서 편의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과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전국 편의점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1.8% 증가한 9조 1328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인 가구 증가와 간편식 소비 확대 등으로 프랜차이즈 편의점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올해 매출이 20조 원을 넘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용객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편의점의 만족도는 어느 정도의 수준일까.
지난달 17일 한국소비자원의 조사(매출액 상위 4개 업체)에 따르면 종합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3.64점으로 비교적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로는 GS25가 3.68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미니스톱과 씨유(CU)가 각 3.64점으로 공동 2위, 세븐일레븐이 3.58점으로 4위를 차지했다.
한국소비자원의 편의점 만족도 조사 결과, GS25가 1위를 차지했다. 사진=최준필 기자 |
브랜드별 이용객 300명씩 총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 조사는 시설 및 직원 서비스, 상품 및 가격, 매장위치 및 쾌적성, 서비스체험 등 4개 항목으로 이뤄졌다.
부문별 만족도를 살펴보면 매장의 진열상태와 직원 서비스의 신속성·전문성·정확성·공감성에 대한 태도 등을 평가한 ‘시설 및 직원서비스’와 ‘상품 및 가격’에서는 GS25가 각 3.76점과 3.66점을 받으며 1위를 차지했다. 세븐일레븐은 각 3.67점과 3.46점으로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매장 위치 및 쾌적성’ 부문에서는 씨유가 3.96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GS25는 3.92점을 받으며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소비자가 편의점을 이용하면서 느낀 주관적 감정을 평가한 ‘서비스 체험’ 부문은 미니스톱이 3.68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2위는 GS25가 3.68점으로 역시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한편 편의점 이용객들의 66.7%(800명)가 편의점 이용 시 할인서비스를 경험, 편의점 이용의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다양한 할인 서비스에 있음을 짐작케 했다. 할인서비스 이용경험자가 주로 이용하는 할인서비스는 통신사 할인서비스가 52%로 1위를 차지했고, 원플러스원 추가서비스가 32.1%로 2위, 제휴카드 및 신용카드 할인서비스 등이 15.9%로 뒤를 이었다.
최근에는 편의점 브랜드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적용한 PB(자체 브랜드) 상품을 쏟아내면서 관련 상품 매출도 증가하는 상황이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작년 PB 상품 매출 비중은 전체 편의점 매출의 3분의 1 수준으로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호평도 이어지면서 편의점 PB 상품은 수출 길에도 올랐다. 씨유(CU)는 중국 인터넷 쇼핑몰 ‘주메이(JUMEI)’에 ‘임실치즈라면’과 ‘청양고추라면’ 등 PB 용기면 2종을 수출했고, GS25도 PB 라면인 ‘공화춘’ 시리즈를 호주와 뉴질랜드 등에 수출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중소기업 6곳과 협력해 만든 마늘바게트, 통감자스낵, 왕소라형스낵, 초코콘 등 500∼1000원대 PB 과자 8종과 도시락용 김 등 총 1300여 박스를 지난해 국내 편의점 최초로 말레이시아에 수출했다.
신세계 계열 편의점인 위드미는 지난 5월 선보인 숙취해소 아이스크림 ‘견뎌바’를 러시아에 수출했다. ‘견뎌바’는 위드미가 자체 개발한 자몽맛 아이스크림으로, 헛개나무 열매 농축액을 함유했다.
그렇다면 PB 상품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는 어떨까.
‘PB 상품’을 이용해본 적이 있는 사람은 56.5%(678명)로 편의점 이용객 중 절반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들은 가격(3.65점)과 품질(3.63점), 표시사항(3.61점), 디자인 및 포장(3.58점)에는 대체로 만족한다는 반응을 나타냈으나, 상품의 다양성(3.44점)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매겼다.
편의점 전문 블로거 C씨는 “PB상품이라고 하면 ‘인기 상품을 따라 했으나 품질은 떨어지는 그저 그런 상품’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지금은 품질과 만족도 모두 높아졌고 어떤 상품은 입소문과 함께 품절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며 “브랜드별로 열일(열심히 일)하는 PB브랜드가 있긴 하지만 종류가 많지는 않다. 앞으로 경쟁력 있는 PB 상품이 다양하게 출시되었으면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미영 창업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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