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가 시작된 가운데, 공기업이 가장 많이 꼽은 인재상의 키워드는 ‘전문성’이었다.
<비즈한국>은 30개의 공기업이 각사 홈페이지에 게시한 인재상 설명에서 키워드를 뽑아 언급된 빈도를 체크하였다. 그 결과 ‘전문성’이 총 22회로 그 뒤를 이은 ‘도전(14회)’, ‘책임의식(13회)’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빈번히 언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 공기업 30곳의 인재상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높은 수준의 전문성’이 가장 요구되는 자질로 나타났다. |
한국공항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일부 공기업은 이미 하반기 공채 전형을 진행 중이다. 이어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동서발전 등이 9~10월 중에 채용 전형을 시작할 예정. 반면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석유공사, 한국에너지공단은 신규인력 채용 계획이 없다고 밝힌 상태다.
인재상은 일반적으로 각 기업이 요구하는 핵심 역량에 기반을 두고 만들어진다. ‘성실’, ‘협력’과 같이 보편적으로 선호하는 조건이 많지만, 기업 분위기와 지원자가 전형과정에서 특히 강조해야 할 역량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해 취업 전문가들은 서류, 면접 전형 전 인재상을 반드시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공기업들은 특히나 전문성의 ‘수준’을 강조하고 있었다. 전문성이라는 단어와 함께 쓰인 ‘세계적인 (수준의)’, ‘최고’는 각각 세 번째(13회)와 여덟 번째(10회)로 많이 언급되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취업준비생들이 이러한 키워드만 보고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공기업 3곳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는 신현우 공기업 취업컨설턴트는 “인재상은 이미 근무하는 직원들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전문성’이라고 해서 그 정도를 당장 지원자들에게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직무능력을 강조하는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채용에서는 학교, 학점 입력란이 없는 대신 아르바이트, 인턴, 동아리 등의 풍부한 경험이 실무능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잣대”라고 강조했다.
또 신 컨설턴트는 “다양한 경험은 단순히 경력·경험 기술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면접 전형까지 갔을 때도 이에 관련한 질문을 하기 때문에 반드시 요구되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최근 공기업도 도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적극적인 인재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도전’, ‘변화’, ‘혁신’, ‘(가치)창조’와 같은 진보적인 키워드가 빈번하게 언급된 점도 눈에 띈다. 공기업은 보수적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도전은 14번, 창조는 11번, 혁신은 9번, 변화는 9번으로, 언급된 빈도가 모두 상위 10위권에 든다. 공기업의 경직된 조직문화가 성장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 데 따른 변화로 풀이된다.
실제로 일부 공기업은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려는 실질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1월 ‘뉴스타트 추진단’을 꾸려 업무 과정, 기업문화 개선, 미래 성장동력 등에서 31개의 혁신과제를 도출한 바 있다. 또 한국전력공사는 수많은 전력설비가 생성하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지능형전력망을 구축함으로써 5년 동안 약 597억 원의 설비 투자비용을 절감하여 지난 8월 국내 최초로 기술혁신 분야 상인 ‘2016 CIO 100 Awards’를 수상했다.
한 취업 전문가는 “면접 전형 시 현재 문제가 있거나 부족한 부분과 관련된 질문을 받을 경우 이에 대한 개선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는 반대로 대기업의 인재상은 점점 보수적으로 변하는 추세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해 자사를 통해 채용을 진행한 21만 8304개 기업의 인재상을 분석한 결과, ‘성실성(10.2%)’을 꼽은 대기업이 가장 많았다. ‘고객지향성(9.8%)’, ‘열정(9.7%)’, ‘목표의식(7.4%)’, ‘책임감(7.1%)’이 그 뒤를 이었다. ‘도전’, ‘변화’, ‘혁신’ 등이 상위권에 위치했던 과거와 달리 ‘튀는 개인’보다 ‘조직생활을 잘 하는 사람’을 선호하는 것이다.
한편 공기업에서 대인관계와 관련한 인재상 키워드로는 ‘협력(11회)’, ‘존중(6회)’, ‘열린 사고(5회)’, ‘소통(5회)’, ‘배려(5회)’가 빈번히 언급되었다. 기업 형태를 막론하고 중시하는 ‘협력’을 제외하고 볼 때, 공기업들이 다양한 생각과 가치관을 받아들일 줄 아는 포용력을 중요한 자질로 생각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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