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이슈

[그때그공시] ‘무책임 경영’ 대우조선해양, 해결책은 자회사?

2015-09-03 자회사 매각 통해 수렁 탈출하려 하지만 ‘쉽지 않아’

2016.09.03(Sat) 08:58:51

“계열사를 매각한다.” “합병설은 사실이 아니다.” “대표이사가 주식을 장내매수했다.”
기업들이 금융감독원에 신고하는 경영공시는 기업의 현재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반대로 기업의 과거 공시를 보면 해당 기업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파악할 수 있다. ‘그때그공시’ 코너에서는 과거의 공시를 통해 현재 한국 기업의 히스토리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지금으로부터 1년 전 오늘, 2015년 9월 3일. 대우조선해양은 ‘자회사 에프엘씨 지분매각 추진설’에 대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조회공시 요구에 답변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해양사업에 핵심역량 집중을 위해 자회사 ㈜에프엘씨의 지분매각을 추진 중에 있다”며 “2015년 9월 3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통보를 완료하였다”고 미확정 공시했다. 심각해진 부진한 실적에 대해 경영정상화의 의지를 보인 것이다.

   
▲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경영난에 대한 자구책으로 비핵심 자회사 '에프엘씨'를 매각했다. 사진=비즈한국DB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매출액은 12조 9743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7% 줄어들었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도 각각 5조 5051억 원, 5조 1324억 원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은 대우조선해양 경영난의 원인으로 꾸준히 지적됐다. 자금이 유입되는 출처가 많은 것은 큰 강점이지만 경기가 나쁠 때는 오히려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되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의 계열사 수는 2006년 5개에서 2013년 45개로 빠르게 증가했다. 특히 장례식장업인 ‘대우조선해양상조’, 풍력업체 ‘드윈드’ 등 비조선업 자회사의 무분별한 확장이 심각했다.

대우조선해양의 무리한 자회사 확장은 지주사인 한국산업은행의 관리 소홀이 불러온 결과였다. 최근 감사원이 지난해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관리 실태를 감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사회에 참석한 산업은행 출신 간부들은 모든 주요 안건들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통제의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않았던 것이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이 일부 사업투자 과정에서 이사회 보고와 의결절차를 생략하거나 거짓 보고한 사실도 밝혀졌다.

그러는 사이 전체 32개 중 절반이 넘는 17개가 비조선업 자회사로 채워졌다. 물론 사업 타당성에 대한 제대로 된 검토는 없었다. 결국 이로 인해 대우조선해양은 9000억 원이 넘는 중대한 손실을 입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대우조선해양도 비주류 자회사부터 차례로 매각을 시도했다. 자회사 매각은 당장 자본을 유입시킬 수 있기에 그룹의 위기를 구할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도 했다. 2014년 대우조선해양이 1800억 원대에 매각을 시도했던 에프엘씨는 결국 405억 원이라는 비교적 헐값에 이데일리에 매각됐다.

   
▲ 대우조선해양은 단계적 자회사 매각을 자구책으로 내놓았지만 자회사 지분에 대한 ‘손상차손’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시한 지 1년이 흘렀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은 수조 원대 분식회계와 경영진들의 비리 정황이 밝혀지며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산업은행 측은 문제 해결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상장폐지 가능성에 대한 목소리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8월 16일 대우조선해양이 밝힌 올 2분기 영업 손실은 4236억 원.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실패한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단계적 자회사 매각을 자구책으로 내놓았지만 전문가들은 자회사 지분에 대한 ‘손상차손’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손상차손은 자회사의 기업 가치가 떨어질 경우 투자금을 손실로 처리해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위기 등으로 드윈드대우조선해양건설에서 1000억 원에 달하는 손상차손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우조선해양의 부진으로 이에 의존율이 높았던 자회사들에서도 큰 손상차손이 생겼다.

한편 최근 대우조선해양은 안정적인 수익을 내던 설계·엔지니어링 업체 ‘디섹(DSEC)’과 급식위탁업체 ‘웰리브’도 매각 대상에 포함시켰다.

박혜리 기자

ssssch333@bizhankook.com

[핫클릭]

· 대우조선해양, 2분기 영업손실 4236억…16배 급증
· 잘못보단 이름값? 강만수 수사 ‘무리수’ 까닭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