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2인자로 불린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이 26일 검찰 소환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지만 그의 사망과 관련해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적지 않다. 개신교 장로인 그가 왜 특별한 연고도 없는 지역으로 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느냐다.
이 부회장은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고 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그의 시신이 발견된 양평지역은 특별한 연고가 없는 지역이다. 다만 이 부회장은 양평에 별장을 구입하기 위해 최근 이곳을 자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자살한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
양평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10분께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한 산책로에서 60대 남성이 나무에 넥타이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운동 중이던 주민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시신 옷 안에서 발견된 신분증은 이 부회장의 것이었고 경찰은 지문을 분석 중이다. 또 이 부회장 유족에게도 연락해 최종 신원 확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차량 안에선 A4용지 4매 분량의 유서도 발견됐다. 경찰은 유서 내용을 토대로 자살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유서 내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양평경찰서 관계자는 이날 “여러 정황으로 봤을 때 이인원 부회장이 맞는 것 같다. 유족이 현장으로 와서 신원을 최종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 부회장은 독실한 개신교 신자로 서울 용산구 소재 한 대형교회 장로로 재직 중이다. 그의 부인도 같은 교회에서 권사로 재직 중이다. 그는 그룹 내에서 신우회 활동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교 교리에서 자살은 스스로를 살인하는 것으로 간주해 금지하고 있는데, 이 부회장은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교회 관계자는 “이인원 장로가 재직 중인 것은 맞다. 뉴스를 보고 알고 있지만 현재로선 어떠한 입장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유서 내용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기에, 이인원 부회장이 검찰 소환을 앞두고 심경에 변화를 느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이 부회장은 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정책본부 수장으로, 총수 일가와 그룹 대소사는 물론 계열사 경영까지 총괄하는 위치에 있어 롯데 2인자로 꼽혀왔다.
검찰은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을 소환해 신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 친인척 관련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계열사 간 부당지원 등 그룹 내 경영 비리 전반을 수사할 계획이었다.
검찰은 이 부회장과 황각규 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 등 이른바 ‘가신 3인방’을 조사한 후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 등을 불러 수사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었다. 이 부회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검찰은 수사 일정을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매우 당혹스럽고 비통하다. 최종 신원확인이 되는 것을 전제로 유족들과 함께 장례 문제를 논의해 회사장으로 치를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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