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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공시] 한국타이어, 후계경쟁의 키는 ‘인수합병’

2015-8-26 “동부익스프레스 인수 안 하기로 결정”

2016.08.26(Fri) 09:00:27

“계열사를 매각한다.” “합병설은 사실이 아니다.” “대표이사가 주식을 장내매수했다.”
기업들이 금융감독원에 신고하는 경영공시는 기업의 현재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반대로 기업의 과거 공시를 보면 해당 기업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파악할 수 있다. ‘그때그공시’ 코너에서는 과거의 공시를 통해 현재 한국 기업의 히스토리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지금으로부터 1년 전 오늘, 2015년 8월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당사는 동부익스프레스 인수를 검토하였으나, 동사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 지난해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동부익스프레스 인수 추진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사진=한국타이어 홈페이지 캡처

앞서 동부익스프레스의 매각 주관사인 CS(크레딧스위스)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신세계(이마트), CJ대한통운, 현대백화점, 동원 등의 대기업과 사모투자펀드(PEF) 2곳을 적격 인수후보로 선정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흡사 김빠진 콜라 같은 형국이었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던 매각 경쟁에는 현대백화점 한 곳만이 본입찰에 참여했다. 이어 현대백화점마저도 11월 20일 “매도인과 협의했으나 가격과 조건에 입장 차가 있어 인수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공시하며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은 결국 백지화되었다.

과정은 시시했지만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결렬은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에게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었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그룹 내에서 인수합병과 신사업 발굴을 통한 사업 분야 확장의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런데 앞서 6월 대우로지스틱스 인수 추진 중단에 이어 또 한 번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후계자 자질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우려가 새어나왔던 이유다.

   
▲ 후계경쟁 구도에 돌입한 형제. 동생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왼쪽)과 형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 사진=연합뉴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인수합병은 동생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에게도 절실한 문제다. 200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딸 이수연 씨와 혼인한 조현범 사장은 이 전 대통령의 퇴임 때까지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않았었다. 그러다 조영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뒤를 이어 지난해 7월부터 조현식 사장이 한국타이어 마케팅본부장을, 조현범 사장이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경영기획본부장을 겸직하게 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6월 30일 기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지분율은 조양래 회장이 23.59%, 조현식 사장이 19.32%, 조현범 사장이 19.31%다. 본격적인 후계 경쟁구도가 조성된 것이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를 처음 관리하게 된 조현범 사장으로선 최근 몇 년간 지지부진했던 인수합병은 자신의 경영능력을 증명할 좋은 기회이자 쉽지 않은 과제다. 현재 조 사장은 인수합병에 힘쓰는 한편 자동차 공조업체 한온시스템의 2대 주주이자 사내이사로서 한온시스템의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공시한 지 1년이 흘렀다. 한국타이어그룹은 오랜 부진을 이기고 순항 중이다. 지난 3년 동안 한국타이어그룹의 매출액은 2013년 7조 692억 원, 2014년 6조 6808억 원, 2015년 6조 4826억 원으로 꾸준히 감소해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원자재 가격 하락, 초고성능타이어(UHPT)의 매출증가, 원화 약세 등을 토대로 상반기 매출 3조 3534억 원, 영업이익 561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영업이익이 38.9% 증가한 수치다.

한편 물류업계가 전반적으로 인수합병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동부익스프레스는 여전히 기업의 최종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박혜리 기자

ssssch33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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