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우리은행 민영화가 4전 5기 끝에 성공할 수 있을까. 정부는 그간 실패를 거듭한 일괄 지분 매각이 아니라 쪼개 팔기 방식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22일 ‘우리은행 과점주주 매각방안’을 발표하며 오는 24일 매각 공고를 내겠다고 밝혔다.
▲ 우리은행 본점. 사진=최준필 기자. |
우리은행 민영화 추진은 이번으로 다섯 번째다. 금융위는 2010년, 2011년, 2012년, 2014년 등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우리은행 지분(30%)을 한 곳에 일괄 매각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로인해 정부는 지난해 7월 과점주주 방식이라는 새로운 매각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과점주주 방식이란 우리은행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경영권 지분 30%를 한 곳에 일괄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4~8%씩 쪼개 파는 방식이다. 경영 참여는 주요 주주들이 이사회를 각자 참여하는 방식이다.
윤창현 공적자금관리워원회 위원장은 이날 “우리은행 매각은 시간이 지나가면 지나갈수록 비용이 계속 늘어난다는 점과 미룰수록 해결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에 모든 위원이 동의했다”며 지분 쪼개팔기 방식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과점주주 매각 방식은 공적자금 회수 측면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함께 판매하는 경영권 매각 방식에 비해 불리하다. 과점주주 방식을 선택한 것은 가격보다는 속도에 중점을 둔 것이다.
우리은행엔 지금까지 12조 7663억 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자회사 지분 매각과 배당금 등을 통해 8조 2869억 원을 회수해 4조 4794억 원의 공적자금이 남은 상태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지분을 매각해 공적자금을 모두 회수하려면 주당 약 1만 3000원은 받아야 한다. 현재 우리은행의 주가는 1만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공적자금을 회수하려면 지금보다 주가가 30%는 올라야 한다.
이번 매각의 입찰 마감일은 11월로 예정돼 있다. 이를 고려하면 약 석 달 사이에 우리은행의 주가가 약 20%는 올라야 헐값 논란에서 그나마 자유로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는 이번 매각으로 민영화에 성공하면 주가가 올라 남은 예보 보유 지분을 매각할 때 공적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는 입찰마감일 당일 종가, 실사 결과 우리은행의 적정 주가, 매각성사 가능성과 공적자금 회수 규모 등과 같은 다양한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예정가격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 내부에서는 올해 상반기 실적이 좋았고 매각 공고가 나면 매각 기대감으로 어느 정도 주가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핫클릭]
·
홍콩이 국가? 우리카드 ‘제2쯔위사태’ 부르나
·
정부, 우리은행 지분 과점주주에 매각 병행
·
우리銀이사회, 차기 행장에 ‘서금회’ 논란 이광구 추천
·
우리은행 연내 분할 매각, 3조 투자하면 새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