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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외식업체 ‘리우올림픽 특수’는 없다?

재계 “시차·스타선수 부재 원인”…이통3사 동영상서비스만 인기

2016.08.12(Fri) 17:07:55

지난 6일(한국시각) 개막식을 시작으로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리우올림픽)이 16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이와 함께 국내 기업들의 올림픽 특수를 노린 마케팅 전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외식업계에서도 중계와 함께 야식을 즐기는 팬들을 잡기 위해 이벤트 등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폭염과 시차 등으로 올림픽 기간을 노린 특수도 예전만 못하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국내 대기업 중 올림픽 특수를 노린 마케팅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에 있는 곳은 단연 삼성전자다. 삼성그룹은 지난 1997년부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무선통신 부문 공식 후원사를 맡고 있다. 국내 기업 가운데서는 유일하다. 또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국내 그룹 총수 가운데 유일하게 IOC 위원직을 맡고 있다.

IOC는 공식 후원사를 제외한 기업들의 광고 등 상업적 마케팅 행위에 대해 엄격한 규제를 가하고 있다. 비후원사들은 올림픽 개막 9일 전부터 폐막 3일 후까지 올림픽 참가 선수들의 이름이나 초상, 경기영상 등을 사업적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 올림픽 참가 선수들 역시 SNS 및 디지털미디어 사용 시 비후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연상시키는 활동을 하거나, 경기장에서 촬영한 사진·영상 등을 상업적 용도로 배포해서는 안 된다. 그런 경우 IOC는 선수의 메달 박탈이나 국가대표 선발 제한 등 조치를 내릴 수 있고, 기업에 과징금을 물릴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현대자동차그룹이나 SK그룹, LG그룹 등 다른 국내 대기업들은 올림픽을 이용해 직접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전 2008년 베이징이나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는 각 기업에서 IOC의 제재를 피해가는 ‘앰부시 마케팅’ 방식으로 할인행사 등 이벤트와 광고를 실시해왔다.

하지만 이번 리우올림픽에서는 다른 대기업은 물론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에서도 국내에서 올림픽 특수를 겨냥한 마케팅을 활발히 펼치지 않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 리우올림픽 개막식에 참가한 선수들이 삼성전자가 제공한 ‘갤럭시S7엣지 올림픽 에디션’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이전 올림픽과 비교해 마케팅이 활동이 줄거나 하진 않았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리우올림픽 무선통신 분야 공식 파트너사로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지에서 올림픽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리우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 전원에게 ‘갤럭시S7엣지 올림픽에디션’을 증정했다. 총 1만 2500대다. 또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에 삼성전자의 다양한 스마트폰과 가상현실(VR) 기기를 경험할 수 있는 체험관 ‘갤럭시스튜디오’를 개관, 올림픽 참가자들과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올림픽과 관련된 마케팅을 하고 있긴 하지만, 곧 출시될 신모델 ‘갤럭시노트7’ 관련 홍보와 행사에 더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재계에서는 이미 올림픽 시작 전부터 이번 리우올림픽과 관련해서는 특수를 누리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는 말이 나왔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이미 사전에 올해 리우올림픽은 특수가 없을 것이라는 계산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올림픽을 겨냥한 이벤트나 마케팅을 특별히 하지 않고 조용히 넘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리우올림픽 특수가 없는 원인으로 시차와 스타선수의 부재 두 가지를 꼽았다. “한국과 브라질의 시차는 정확히 12시간이 난다. 또한 과거 동계에 김연아나 하계 박태환 등 바로 떠오르는 상징적인 스타선수가 이번 리우올림픽에서는 딱히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다보니 스포츠팬들도 뜬눈으로 밤을 새서 경기를 챙겨보는 일이 이전 올림픽에 비해 적다. 이 때문에 리우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크지 않고, 기업 입장에서도 관심이 크지 않은 올림픽을 겨냥해 마케팅 등에 투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실제 이번 올림픽을 위해 IOC에 440억 원의 중계권료를 지불한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3사는 올림픽과 관련해 적게는 50억 원에서 많게는 100억 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돼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스포츠팬들도 피로감이 누적돼 리우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더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축구계 관계자는 “이미 올 여름에 코파아메리카 센테나리오와 유로2016이라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두 차례나 있었다. 두 대회도 각각 미국과 프랑스에서 열려 한국시각으로는 주로 새벽에 경기가 진행됐다”며 “스포츠팬들 입장에서는 피로감이 누적돼 이번 리우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많이 사그라든 것 같다”고 해석했다.

   
▲ 프라이드 치킨 등 배달음식도 ‘리우올림픽 특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여파는 외식업체에도 이어졌다. 올림픽·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기간에 치킨·피자 등 배달음식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이 업계의 정설처럼 통하고 있다. 이에 배달음식 프랜차이즈와 배달의 민족·요기요·배달통 등 배달앱 업체에서는 리우올림픽에 맞춰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하지만 막상 올림픽이 개막하고 보니 12시간의 시차 때문이었는지 특수라고 불릴 정도의 매출신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 김 아무개 씨는 “연이은 폭염과 열대야에 밤에 잠을 자지 못해 야식을 시켜먹은 경우는 있어도, 리우올림픽을 보면서 치킨 등을 시킨 적은 없는 것 같다. 주요 경기는 주로 새벽 4시 이후에 이뤄지니 야식을 먹기는 부담스러운 시간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치킨업계 1위 BBQ도 리우올림픽 기간 동안 평소 대비 15~20%의 매출 상승을 예상했으나, 개막식이 있었던 첫 주말 매출은 전주 대비 10% 안팎 상승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의외의 올림픽 특수를 누리고 있는 기업도 있다. SK텔레콤 등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사업을 하는 이동통신3사다.

스포츠팬들이 TV가 아닌 컴퓨터나 모바일로 중계를 볼 때 기존에는 주로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나 다음의 미디어플레이어를 이용했다. 하지만 이번 리우올림픽의 경우 네이버와 다음이 지상파 방송3사와 실시간 인터넷 중계 계약을 맺지 않았다.

   
▲ SK브로드밴드에서 제공하는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옥수수’.

대신 이통3사의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SK브로드밴드 ‘옥수수(oksusu)’, KT ‘올레tv 모바일’, LG유플러스 ‘LTE 비디오포털’ 및 지상파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푹(POOQ)’이 계약을 체결해 생중계를 제공하고 있다.

이통3사는 새벽시간대 TV보다 모바일을 통해 리우올림픽 경기를 시청하는 이용자가 늘어나 트래픽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SK브로드밴드 측은 “옥수수의 일별 트래픽이 리우올림픽 전과 비교해 150% 증가했다”며 “특히 지난 7일 남자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딸 때는 일별 최대 트래픽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통3사는 리우올림픽을 통해 트래픽이 급증해 고무된 상태다. 대용량의 트래픽을 소비하는 동영상 서비스는 이동통신사의 차세대 먹거리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이통3사들은 LTE 데이터 쿠폰 증정 이벤트 등 시청자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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