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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공시] ‘샐러리맨신화’ 강덕수 퇴장

2013년 8월 2일, STX팬오션 대표이사 사임

2016.08.08(Mon) 15:29:59

“계열사를 매각한다.” “합병설은 사실이 아니다.” “대표이사가 주식을 장내매수했다.”
기업들이 금융감독원에 신고하는 경영공시는 기업의 현재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반대로 기업의 과거 공시를 보면 해당 기업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파악할 수 있다. ‘그때그공시’ 코너에서는 과거의 공시를 통해 현재 한국 기업의 히스토리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오늘, 2013년 8월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STX팬오션(현 팬오션)은 “강덕수 대표이사 회장이 지난 7월 31일 일신상의 사유로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며 “대표이사가 ‘강덕수, 유천일’에서 ‘유천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이어 STX팬오션은 같은 날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 등 소유상황보고서를 통해 “강덕수 회장이 임원퇴임에 따라 보유하고 있던 STX팬오션 주식 21만 4500주(지분율 0.10%)를 모두 내놓아 0주(0.00%)가 됐다”고 전했다.

당시 STX팬오션은 STX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법정관리에 돌입, 매물로 나왔지만 인수에 나서는 업체가 없어 매각이 실패되는 굴욕을 맛본 상태였다. STX그룹 차원에서도 STX조선해양와 STX중공업, STX엔진은 채권단 자율협약 체제로 전환했고, STX건설은 법정관리를 받게 되는 등 그룹 전체가 와해되고 있었다.

국내 벌크선 업계 1위 STX팬오션은 STX그룹 성장의 발판이 된 주요 계열사 중 하나였다. 강덕수 회장 개인으로도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시작해 재계 13위 그룹 오너로 올라서며 ‘샐러리맨의 신화’ ‘M&A(인수·합병)의 귀재’라는 명성을 얻게 한 상징적인 회사이자 자존심과 같은 존재였다. 그런 회사를 강 회장이 쓸쓸히 떠나게 된 것이다.

   
▲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이 2014년 4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이후 강 전 회장의 시련은 계속됐다. STX팬오션 대표에서 물러난 뒤 같은해 9월에는 STX조선해양, 11월 STX중공업의 대표 자리에서 연이어 내려왔고, 다음해 2월 이사회의 결정으로 ㈜STX 경영에서도 손을 떼며 그룹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퇴장하게 됐다.

3개월 뒤인 5월 강 회장은 계열사 자금 2841억 원을 개인회사에 부당지원하고 2조 3000억 원대 분식회계로 9000억 원대 사기대출을 받았으며 1조 7500억 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 및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 받고 구속되기도 했지만, 항소심을 통해 지난해 10월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받아 석방됐다.

이어 강덕수 전 회장은 지난 7월 언론 등을 통해 공개된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 예상명단에 이름을 올려 논란이 불거졌다. 다만 국회의장 대변인실은 해당 문건에 대해 “현재 언론 등에서 예상되는 내용을 정리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해 실제 사면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한편 시장에 매물로 나온 팬오션은 1조 79억 원의 인수가로 지난해 6월 종합식품서비스기업인 하림그룹의 품에 들어갔다. 하림은 팬오션 인수에 대해 “축산업에 필요한 옥수수, 대두박 등 사료 원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곡물 벌크 운송 인프라를 갖춘 팬오션과의 결합을 통해, 식품 및 축산업계의 숙원인 국제 곡물유통사업 진출을 시도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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