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게임 산업이 글로벌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이미 미국을 초월해 세계 최대의 게임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리서치(iResearch)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562억 위안(약 9조 5640억 원)으로 전년대비 103.7%나 성장했다.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는 1440억 위안(약 24조 5000억 원)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의 2배를 넘는다. 한국 전체 게임 시장 규모가 10조 원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중국의 올해 게임 시장 성장률도 전년 대비 62.4%나 될 것으로 전망된다.
▲ 텐센트 |
# 게임의 왕좌는 중국으로
중국의 게임 시장은 미국을 이미 추월한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뉴주(Newzoo)에 따르면 국가별 게임 시장은 지난해 중국이 222억 달러(26조 6000억 원)로 220억 달러(26조 4000억 원)의 미국을 간발의 차이로 누르고 단일 국가로는 최대 시장으로 떠올랐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중국 내 로컬 안드로이드 앱 마켓들의 매출까지 합치면 중국이 확고한 세계 1위의 시장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더불어 게임 시장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벌어들인 회사 역시 중국의 최대 모바일·게임회사인 텐센트가 꼽혔다. 뉴주에 따르면 텐센트가 지난해 게임으로 올린 매출은 87억 달러로 이는 910억 달러의 세계 게임 시장의 10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게임쇼도 세계 최대 게임 시장다운 규모로 열리고 있다. 중국 최대 게임쇼인 ‘차이나조이 2016’이 28일부터 31일까지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에서 열린다.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릴 이번 행사에는 텐센트, 넷이즈, 퍼펙트월드, 샨다 등 중국의 주요 게임사들을 비롯, 180개 이상의 게임사들이 대거 참가할 전망이다.
올해 차이나조이의 전시 면적은 14만 m2(4만 2350 평)로 세계 최대 게임쇼로 알려진 독일 게임스컴의 전시장인 쾰른메세의 총 면적에 버금간다. 지난해 차이나조이에 몰린 관람객은 27만 명, 전시된 출품작도 3500종이 넘었다. 참가 업체 역시 일반전시(B2C)관 800여 개, 기업거래(B2B)관 300여 개에 달했다. 갈수록 커지고 있는 중국 게임 시장의 위상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 진격의 ‘텐센트’
텐센트는 지난달 핀란드 게임개발사 ‘슈퍼셀’의 지분 84%를 86억 달러(약 9조 9000억 원)에 인수했다. 슈퍼셀은 ‘클래시 오브 클랜’, ‘헤이데이’, ‘붐비치’, ‘클래시 로얄’을 만든 회사다. 이 게임 네 편으로 슈퍼셀이 지난해 벌어들인 수익은 2조 7450억 원이다.
IT전문매체 <벤처비트>에 따르면 텐센트는 슈퍼셀 인수로 연 매출이 111억 달러(약 12조 6029억 원) 규모로 증가해 글로벌 게임 시장 매출의 13%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러한 텐센트의 영향력은 국내 게임 시장에서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텐센트는 ‘카카오’가 ‘다음’과 합병하기 전인 지난 2012년 720억 원을 투자해 카카오 지분 13.8%를 사들이며 2대 주주로 올라선 것을 시작으로(현재 9.4%) 2014년 넷마블 지분 28%를 5300억 원에 사들이며 3대 주주가 됐다. 또 모바일게임업체 네시삼십삼분에 라인과 공동으로 1300억 원을 공동으로 투자했으며 파티게임즈 200억 원, 카본아이드 100억 원 등 국내 게임사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국내 게임업체들, 이 가운데 현재 유통(퍼블리싱) 파워가 절실한 국내 게임사들은 텐센트의 국내 투자를 환영하고 있는 반면, 국내 게임이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한 모바일 게임사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사이 텐센트의 배급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중국 현지 시장을 개척하려는 노력이 소홀해지고 있는 것 같다”며 “예전에는 중국이 국내 업체의 손쉬운 시장이었다. 게임 시장은 크지만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기술력뿐만 아니라 콘텐츠도 국내 게임을 앞서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 검과 마법 |
#국내 시장 잠식돼가
일부 중국 게임들은 국내 게임과 맞먹는 기술력으로 국내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뮤오리진’과 ‘백발백중’, ‘천명’이 국내 시장에서 흥행한 데 이어 룽투컴퍼니의 한국 법인 룽투코리아가 카카오를 통해 출시한 ‘검과 마법’은 지난 16일 기준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 3위에 올랐다.
이 중 중국 업체 이펀컴퍼니가 지난 3월 말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게임 ‘천명’의 경우 우리보다 한 발 먼저 모바일게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은 수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모여 게임을 즐기는 방식을 뜻한다. ‘천명’이 내세우고 있는 전투 방식은 500 대 500이다. 즉 최대 500명이 동맹을 맺고 상대 진영 500명과 전투를 벌일 수 있다는 것. 국산 유명 게임이 혼자 혹은 소규모 단위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이미 상당한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중국 게임의 발전은 중국 게임의 국내 시장 잠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게임업계의 중국 수출액은 2014년 전년 대비 8.7% 줄어든 반면 수입액은 19.1% 늘었다.
이에 대해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강제적 셧다운제와 웹보드 게임 규제 등의 법안 때문에 게임 산업의 성장을 막았고 중국, 일본 게임에 역공을 당했다는 시각이 있다”며 “게임업계에선 그동안 산업 발전을 위해 자율규제에 힘을 실어달라고 요구해왔지만 최근 확률형 아이템 관련 규제가 담긴 게임법 개정안이 발의되는 것을 보면 정치권 등에서 기본적으로 게임 산업을 삐딱하게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구경모 영남일보 기자
[핫클릭]
·
[차이나 프리즘] 마윈, G20 또 다른 주인공
·
[차이나 프리즘] 중국 경제 위협하는 세 뇌관
·
[차이나 프리즘] 사드, 중국 경제보복할까?
·
[차이나 프리즘] 브렉시트와 중국경제
·
[차이나 프리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일대일로 연계 의미
·
[차이나 프리즘] 중국, 공유경제 큰 시장 열렸다
·
[차이나 프리즘] ‘로봇굴기’, 굴뚝에서 하이테크로
·
[차이나 프리즘] '시코노믹스' 등장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