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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공시] 7·20 LG생활건강 ‘파스퇴르 인수 검토’

LG생건, 파스퇴르 인수설에 ‘검토 중’…결국 파스퇴르 롯데 품으로

2016.08.08(Mon) 14:06:16

“계열사를 매각한다.” “합병설은 사실이 아니다.” “대표이사가 주식을 장내매수했다.”
기업들이 금융감독원에 신고하는 경영공시는 기업의 현재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반대로 기업의 과거 공시를 보면 해당 기업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파악할 수 있다. ‘그때그공시’ 코너에서는 과거의 공시를 통해 현재 한국 기업의 히스토리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지금으로부터 6년 전 오늘, 2010년 7월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LG생활건강은 ‘유제품업체 파스퇴르 인수설’에 대해 “당사는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기존 사업영역을 한 단계 끌어 올릴 수 있는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해 유제품업체 인수에 대한 사전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파스퇴르유업도 검토대상 중에 하나다. 파스퇴르유업의 경우 현재 공표된 자료에 대한 검토 작업에 들어간 단계이며,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당시 언론에서는 ‘LG생활건강이 한국야쿠르트가 매물로 내놓은 파스퇴르를 400억 원대에 인수하기로 사실상 합의했으며, 실사단이 구체적인 인수작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2004년 파스퇴르를 580억 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파스퇴르는 2008년과 2009년 각각 81억 원과 41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며 인수·합병(M&A) 시장에 다시 매물로 나오게 됐다.

이번에는 선뜻 파스퇴르를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매각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중 LG생활건강이 인수자로 나섰다는 것이다. 다만 LG생활건강은 공시를 통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공시 이후 실제 LG생활건강은 한국야쿠르트와 파스퇴르유업 인수를 두고 협상을 진행했다. 문제는 인수가였다. 한국야쿠르트는 600억 원에 팔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LG생활건강은 부채를 제외하고 약 500억 원을 제시한 것. 가격에 대한 양사의 줄다리기는 몇 달간 계속됐다. 그러는 사이 롯데, CJ, 일동후디스 등이 다른 인수 후보자로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결국 LG생활건강은 한국야쿠르트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파스퇴르 인수에서 손을 떼고 만다. LG생활건강은 같은해 10월 5일 “신규사업 진출을 위한 검토 차원에서 파스퇴르유업 인수를 검토했으나,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하며 가격에 대한 최종조율이 실패했음을 인정했다.

그런데 LG생활건강의 공시가 올라오기 4시간 전 파스퇴르가 LG가 아닌 롯데그룹으로 매각됐다는 발표가 전해졌다. 롯데삼강(현 롯데푸드)이 “한국야쿠르트 계열사인 파스퇴르유업 지분 100%(84만 6000주)를 600억 원에 취득했다”고 공시한 것.

롯데삼강 관계자는 “당분간 파스퇴르 브랜드를 유지할 것”이라며 “분유를 비롯한 유제품 전 업종에 걸쳐 소비자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롯데로서는 파스퇴르유업 인수를 통해 지난 2007년 4월 푸르밀(옛 롯데우유)과 계열분리로 손을 뗐던 우유시장에 다시 뛰어들게 됐다.

민웅기 기자

minwg08@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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