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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공시] 7·19 롯데케미칼 ‘웅진케미칼 인수’

예비입찰 참여 밝혔지만 본입찰 불참…현재 롯데 비리 의혹 곤욕

2016.08.08(Mon) 14:06:42

“계열사를 매각한다.” “합병설은 사실이 아니다.” “대표이사가 주식을 장내매수했다.”
기업들이 금융감독원에 신고하는 경영공시는 기업의 현재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반대로 기업의 과거 공시를 보면 해당 기업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파악할 수 있다. ‘그때그공시’ 코너에서는 과거의 공시를 통해 현재 한국 기업의 히스토리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오늘, 2013년 7월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롯데케미칼은 “당사는 웅진케미칼 인수 추진과 관련해 예비입찰제안서를 제출한다”고 공시했다.

당시 웅진그룹은 2012년 10월 개시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로 인해 웅진케미칼을 비롯해 코웨이, 웅진식품 등 알짜 계열사를 매각하며 채무 변제에 나서는 중이었다. 웅진케미칼의 경우 매각 지분은 웅진홀딩스와 윤석금 회장 자녀 보유 지분 등 56.2%였다.

   
▲ 2013년 당시 롯데케미칼 본사. 비즈한국DB

롯데케미칼은 1조 원에 달하는 현금보유능력과 풍부한 M&A(인수·합병) 경험을 바탕으로 예비입찰제안서를 제출하며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롯데케미칼은 같은해 9월 진행된 웅진케미칼 매각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LG화학, GS에너지, 도레이첨단소재, 유니드, 4개사만이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당시 롯데그룹 측은 “예비입찰에 참여했지만 막상 실사에 들어가 보니 기대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며 “롯데의 M&A 방침이 연관 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에 투자한다는 것인데, 웅진케미칼이 섬유 쪽 비중이 크다 보니 실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당시 롯데쇼핑이 국세청의 강도 높은 특별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터라, 인수를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웅진케미칼을 포기한 롯데케미칼은 2년 후인 지난해 10월 삼성그룹과 ‘빅딜’을 단행했다. 삼성그룹의 화학계열사 삼성SDI 케미칼부문(현 롯데첨단소재)·삼성정밀화학(현 롯데정밀화학)·삼성BP화학(현 롯데BP화학) 세 곳을 총 3조 원에 달하는 가격에 인수한 것.

옛 호남석유화학 시절 대표를 역임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케미칼에 남다른 애정을 보이며 ‘글로벌 10대 종합화학회사’로 도약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실적도 좋아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11조 7133억 원에 영업이익 1조 6111억 원을 기록,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근 사정기관의 전방위적 ‘롯데그룹 비리 의혹 수사’로 인해 롯데케미칼 역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룹의 비자금 창구로 지목된 때문. 검찰은 롯데케미칼이 해외에서 화학 원재료를 수입하면서 대금을 더 얹어준 뒤 나중에 이를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보고 있다.

이어 롯데케미칼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조세포탈 혐의도 받고 있다. 회계장부에 허위로 기록된 1512억 원의 기계설비 등 고정자산의 ‘감가상각을 반영해달라’며 롯데케미칼이 정부를 상대로 법인세 경정청구, 국세심판청구 등을 진행해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270억 원의 세금을 환급받았다는 것이다.

한편 웅진케미칼은 결국 지난 2014년 3월 도레이첨단소재에 인수되며, 사명을 도레이케미칼로 바꿨다. 하지만 매각 1년 만에 상장폐기 절차에 들어갔다. 도레이첨단소재가 도레이케미칼의 자진 상폐 뒤 두 회사를 하나로 합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까닭에서다.

민웅기 기자

minwg08@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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