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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한 그녀는 ‘드러그·스파’를 좋아해

드러그스토어·SPA 매출 급성장엔 자유로운 분위기도 한몫

2016.07.19(Tue) 08:45:55

인터넷 쇼핑몰을 애용하던 오혜진 씨는(여·24) 몇 년 전부터 드러그스토어(Drug Store)와 스파(SPA) 의류 브랜드 매장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소심한 성격이라는 오 씨가 그동안 인터넷으로 쇼핑을 자주 했던 이유는 구경할 때 옆에 따라 붙는 직원들이 부담스러웠기 때문.

그는 “드러그스토어나 스파 매장은 일단 규모가 크고 사람들이 많은 편이라 나 한 사람에 집중하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훨씬 부담이 덜하다”며 “여러 벌의 옷을 자유롭게 입어보고 향수 같은 경우 이것저것 시향해 본 뒤 정말 필요할 때 직원을 찾으면 친절하게 도와주니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 명동에 위치한 한 스파 의류 브랜드 매장.

밀착형 고객응대를 원치 않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분위기가 자유로운 드러그스토어와 스파 의류 브랜드 매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의약품, 화장품, 건강보조식품 등의 다양한 품목을 한 곳에서 판매하는 소매점을 뜻하는 드러그스토어 시장은 2010년 2000억 원 대에서 올해 1조 원을 목표로 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해왔다. 자사 브랜드 상품을 기획-제조-유통까지 하는 스파 의류 브랜드 시장 역시 2008년 5000억 원 규모에서 지난해 4조 원을 돌파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이러한 드러그스토어와 스파 브랜드 시장의 가파른 성장에는 저렴한 가격, 다양한 제품군 구비 등과 함께 자유로운 매장 분위기가 한몫했다고 많은 소비자들이 입을 모은다. 직원의 제품 설명과 추천을 서비스가 아닌 부담과 감시로 느끼는 소비자들이 대개 1:1 고객응대가 이루어지지 않는 드러그스토어와 스파 매장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온라인상에는 직원들의 밀착응대로 인해 구매까지 포기했다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한 뷰티 카페의 회원은 “성격상 뭐든 구매할 때 두세 번씩 확인하고 비교하고 사는 편인데, 직원이 옆에 다가오면 바로 사야 할 것 같은 부담감에 도망치게 되네요”라고 토로했다. 다른 회원도 “옷 가게나 화장품 가게에서 제가 그냥 알아서 구경하겠다고 해도 계속 ‘이게 어울리실 것 같다’, ‘고객님 피부엔 이런 걸 써야 한다’ 등등 계속 말을 시키니 부담스러워서 가게를 나가고 싶더라”고 말했다.

   
▲ CJ 올리브영 등 드러그스토어는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비즈한국DB

이렇게 직원이 고객들을 밀착 응대하는 일반 매장과 달리 스파 브랜드와 드러그스토어의 직원들은 대개 상품 정리와 계산에 여념이 없다. <비즈한국>이 명동에 위치한 자라, H&M, 에잇세컨즈 등 5개의 스파 브랜드와 CJ 올리브영을 다녀온 결과, 고객이 먼저 요청하기 전에 직원들이 말을 거는 경우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일주일에 5일은 드러그스토어에 들른다는 손 아무개 씨(여·25)는 “백화점이나 일반 매장에 화장품이나 옷을 사러 가면 직원들이 자꾸 부담스럽게 따라다니고 어떨 땐 내 옷차림을 훑어보며 평가하는 것까지 느낀다”며 “반면 드러그스토어나 스파브랜드들은 직원들이 워낙 바쁘기 때문에 그런 눈치 볼 일이 없어 딱히 살 게 없어도 한 번씩 들르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소비자들의 심리에도 불구하고 백화점이나 일반 매장의 직원들은 밀착응대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응대를 하지 않았을 경우 회사 측에서 서비스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징계를 가하거나 혹은 손님을 소홀히 대한다며 불쾌해하는 소비자도 있다는 것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은 고객 응대가 워낙 철저히 매뉴얼화되어 있는 데다 회사 내 서비스팀이 수시로 돌아다니며 대기자세를 잘 지키고 있는지 등을 점검한다”며 “응대에 관한 컴플레인이 걸리면 개별적으로 교육도 시킬 정도로 엄격한 편이다”고 말했다.

박혜리 기자

ssssch33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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