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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위탁·아웃백 인수 ‘진대제 가족’ 눈길

부인·아들 스카이레이크 등기이사…국민연금 “모니터링 중”

2016.07.18(Mon) 14:13:16

‘미스터 반도체.’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의 별명이다.

그는 지난 1985년 IBM에서 삼성전자로 스카우트돼 반도체 신화를 쓰면서 초고속 승진, 2000년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 사장에 올랐다.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 개각과 동시에 정보통신부 장관에 발탁돼 한국의 미래 정보통신 정책을 이끌었다. 2006년 3월 장관직에서 물러나서는 그해 10월 PEF(사모펀드)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스카이레이크)를 설립했다.

스카이레이크는 IT기업 투자전문회사로 주로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현재 대표를 맡고 있다.

이처럼 평생을 IT사업에 종사하던 진 전 장관이 최근 내수 외식서비스사업에 뛰어들었다. 스카이레이크가 패밀리레스토랑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아웃백코리아)를 인수한 것. 매각 대상은 미 블루밍브랜즈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아웃백코리아 지분 100%로, 인수가는 57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웃백코리아는 지난해 하반기 기준 국내 패밀리레스토랑 시장의 23%를 점유한 업계 1위 업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성장세가 급격히 꺾이면서 미국 본사가 매각을 추진해왔다. 적합한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가 진 전 장관의 펀드가 품게 된 것이다.

진 전 장관의 아웃백코리아 인수를 두고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삼성전자 사장과 정통부 장관 출신인 만큼 스카이레이크는 그동안 IT 산업 위주로 투자해왔다. 내수 외식산업 투자는 처음이다. 진 전 장관이 패밀리레스토랑 브랜드를 잘 경영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스카이레이크는 비제조업분야에 펀드 규모의 10~20%를 투자한다는 차원에서 아웃백코리아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카이레이크는 지난 6월 29일에는 국민연금의 라지캡(Large-Cap) 부문 대체투자 PEF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다. 라지캡 부문은 주로 대기업과 거래를 한다. 스카이레이크가 라지캡 분야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카이레이크에는 2500억 원 이내의 국민연금펀드 운용자금이 배정될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레이크는 국민연금의 출자금을 종잣돈으로 삼아 5000억 원 이상의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한편 앞서 스카이레이크는 진 전 장관의 부인과 세 자녀가 주요임원 및 직원으로 일하고 있어 논란이 된 바 있다. 20명 안팎의 스카이레이크 임직원 가운데 진 전 장관의 부인 김 아무개 씨를 비롯해 두 딸과 외아들 등 5식구가 모두 재직 중이었기 때문이다.

부인 김 씨와 아들 진 아무개 씨는 투자팀의 상무를 맡고 있고, 두 딸은 투자팀 과장으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씨는 서울대 가정대학을 나와 미 스탠포드대에서 교육학을 수료했다. 금융관련 경험이 전무한 전업주부 출신임에도 스카이레이크의 경영과 재무를 총괄하는 자리에 앉아 있다.

설립한 지 10년이 된 중견 PE임에도 전문성이 없는 가족들에게 회사의 중책을 맡긴 사실이 불거지면 돈을 맡긴 기관투자자들로서는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이러한 가족 채용 논란은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PEF 위탁운용사 선정을 위한 심사 과정에서도 지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진 대표 측은 “회사 초창기 급여를 줄 돈이 부족해 가족들이 도와준 것”이라며 “지금은 가족들이 없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내부 위원회를 통해 선정된 사항이기 때문에 자세히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PEF 위탁운용사 후보군 중 경쟁력을 판단해 공정하게 선정했다. 해당 논란에 대해서는 스카이레이크 측에서 제시한 해명·대안책이 합리적으로 시정되는지 국민연금 자체적으로 모니터링해 추후 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있은 후에도 김 씨와 진 씨는 여전히 스카이레이크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에 대해 스카이레이크 관계자는 “공식적인 답변이나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민웅기 기자

minwg08@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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