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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폭스바겐, 이번엔 일괄반출신고 꼼수

재고·반품·수리차 고지없이 판매…폭스바겐 “문제될 것 없어”

2016.07.18(Mon) 08:44:52

지난 4월 <비즈한국>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차량 수입 과정에서 관세법령상 규정된 반출신고 규정을 위반해 평택세관이 관세청 사상 최대 과태료인 10억 원을 부과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한 사실을 보도했다(4월 15일 [단독] 반출 ‘꼼수’ 폭스바겐, 10억 과태료 취소 논란).

그런데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연맹·회장 이정주)과 평택세관에 따르면, 아우디폭스바겐이 국내로 입항한 차량들의 수입신고 수리 후 한꺼번에 일괄반출 신고를 하는 꼼수를 동원하면서 법망을 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현행법상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고, 이 과정에서 전시차, 재고차뿐만 아니라 리콜이 된 수리차량까지 소비자에게 고지 없이 신차로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다. 

   
출처=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관세법 157조와 자유무역지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자유무역지역법) 제31조에는 보세구역이나 자유무역지역에서 내국물품(수입신고 수리된 물품)을 관세영역(국내)으로 반출할 때 세관에 반출 신고를 하도록 돼 있다. 이를 어기면 관세법 제277조나 자유무역지역법 제70조에 의해 200만 원 이하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아우디폭스바겐은 이전까지 자유무역지역에서 신고를 하지 않고 반출한 뒤 소비자에게 판매된 후에야 반출신고를 했는데, 이게 문제가 되자 이제는 반출도 하지 않은 채 반출한 것처럼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 

실례로 지난 2014년 9월 24일 제작된 폭스바겐 차량 699대는 12월 26일 입항후 같은 달 29일 수입신고수리 후 2015년 1월 12일 일괄 반출신고됐다.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인도된 날짜는 2015년 7월 31일이었다. 반출일로부터 200일이 넘었다. 더욱이 리콜이 실시된 차량이었지만 이러한 사실을 고지 없이 소비자에게 팔았다.

아우디도 마찬가지다. 올해 4월 양 아무개 씨는 아우디 신차를 구매했지만 해당 지점장 등에 확인해 보니 제작된 지 10개월, 국내 입항한 지 8개월 넘은 차량이었다. 더욱이 차량 엔진 하부에 녹이 심하게 슬어 있었다. 양 씨는 아우디 측에 환불이나 수리를 요구했지만 현재까지 아무 조치를 받지 못했다. 

   
양 씨의 차량 엔진 하부. 심하게 녹이 슬어 있다.

자동차관리법 제8조의 2에는 자동차 제작·판매자 등은 자동차를 판매할 때 제작사의 공장 출고일(제작일) 이후 인도 이전에 발생한 고장 또는 흠집 등 하자의 수리 여부와 상태 등을 구매자에게 고지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은 이를 어긴 셈이다.

평택세관 관계자는 “수입신고 수리가 끝나면 내국물품이 된다. 따라서 자유무역지역에 차량을 둬도 현행법에서는 제재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정주 연맹 회장은 “일괄 반출신고가 설사 현행법에 위배되지 않는다 해도 자유무역지역에서 반출하지도 않은 차량을 반출했다고 일괄 신고하는 것은 허위신고이며 대단히 큰 문제다”라며 반출하고도 반출신고를 하지 않아 10억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던 지난번과 성격상 조금도 다름이 없다. 반드시 시정돼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아우디폭스바겐 관계자들은 장기재고 등 재고분류를 따로 하지 않고, 팔린 적이 없는 차량의 경우 제작일자와 관계없이 신차로 팔 수 있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흠집이나 리콜해 수리한 차량을 고객에게 고지 없이 넘겼을 경우 현행법 위반으로 과태료를 물 수는 있지만 개별적인 소비자 보상  계획 등은 수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회사 측의 입장과 실제 영업현장은 달랐다. 앞서 언급한 양 씨와 해당지점장의 대화 녹음파일을 들어보면 해당 지점장은 “차량 입항해서 6개월이 넘어가면 장기재고로 분류되고, 이에 따른 추가할인이 들어가며, 계약할 때 고객에게 고지하고 계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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