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가맹본부 BHC(비에이치씨)를 제너시스비비큐(BBQ)로부터 인수한 미국 씨티그룹 계열 사모펀드 TRG매니지먼트(옛 CVCI)가 불과 3년 만에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TRG매니지먼트는 2013년 1200억 원에 BHC를 인수했고, 현재까지 4개 외식 브랜드 인수에 1100억~12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더 들여 공격적 외형 확장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덩치를 키워 재매각 차익을 얻으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전지현 씨가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BHC 광고. 출처=BHC 홈페이지 |
BHC는 지난 2014년 9월 한우 전문점인 ‘창고43’을 140억 원에 인수했다. 2015년 12월엔 수입 소고기 구이 전문점 ‘불소식당’을 인수했다. 인수가격은 100억 원 안팎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올 3월에는 순댓국 전문점인 ‘큰맘할매순대국’과 쇠고기 전문점인 ‘그램그램’을 900억 원을 들여 인수했다.
BHC까지 포함할 경우 TRG매니지먼트가 5개 프랜차이즈를 인수한 데 들인 비용은 2300억 원에 달한다. BHC는 올해 추가로 한두 곳의 외식 브랜드를 인수해 연매출 5000억 원의 종합 외식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뜻을 대내외에 표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TRG매니지먼트가 BHC와 그 외 인수 외식 브랜드 포함해 4000억~5000억 원 수준으로 재매각을 시도할 것이라는 설이 파다하다.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 특성상 경영환경 개선 등을 통해 단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끌어 올린 뒤 되팔아 수익을 보려는 것이 주요 인수 목적이다”며 “BHC가 외식 브랜드를 공격적으로 인수하려는 것은 이미 포화상태인 치킨 사업만으로는 매물로 매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양한 브랜드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HC 관계자는 “재매각설이 시장에 돌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매각을 하더라도 TRG가 주관하는 일이며, BHC 내부에선 구체적인 사실은 알 수도 없고 전해들은 바도 없어 어떠한 입장도 내놓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더욱이 BHC가 인수한 브랜드 가맹점 수는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라 브랜드 인수에만 열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구체적으로 각 브랜드별 가맹점수 변동은 불소식당의 경우 인수 당시 가맹점 수가 120개에 달했지만 7개월여 만인 이달 불소식당 홈페이지를 보니 68개로 반 토막이 났다.
그램그램은 올해 4월 말 기준 281개에서 7월 현재 274개로 줄었고, 큰맘할매순대국도 450개에서 432개로 감소했다. 창고43은 직영점 체제라는 점에서 예외다. 이러한 가운데 BHC만 공격적인 가맹점 확장을 하고 있다. BHC는 올해 4월 말 기준 1286개 가맹점에서 올해 1400여 개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대비 17% 확장된 수치다.
BHC가 인수한 외식 브랜드. 1 그램그램, 2 큰맘할매순대국, 3 창고43, 4 불소구이. 출처=각 사 |
업계 다른 관계자는 “가맹사업에서 매출과 가맹점수는 정비례한다. 브랜드를 늘리면 가맹점수도 따라오면서 외형 확장으로 연결된다. 물론 경기불황 요인도 있지만 가맹점 관리가 제대로 됐다면 그 수는 줄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기업가치를 알기 위해서는 실적공개가 필수다. 그러나 BHC는 2014년 12월 유한회사로 전환되면서 실적과 배당부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유한회사는 주주가 출자한 출자액만큼만 책임지고 투자자를 모집하지 않아 불특정 다수에게 감사보고서 등 공시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BHC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71%늘어난 1860억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외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자산과 부채 등 기본적인 재무제표는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BHC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사이트에 가맹점 희망 창업자들을 위해 하반기 중 기본적인 정보를 공개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BHC 내부에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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