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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임영록회장 사퇴 요구 잇달아

국민은행 노조 “관피아 경영진 물러나야 사태 해결”

2014.05.22(Thu) 09:02:26

   


국민은행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도쿄지점 부당 대출 및 비자금 의혹, 보증부 대출 부당이자 환급액 허위 보고, 국민주택채권 90억 원 횡령, 1조원대 가짜 확인서 발급 등 각종 불법 비리 사건이 발생해 금융당국의 특별 검사를 받았다.

국민은행은 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와 청해진해운 관계사 대출과 관련해서도 부실 심사 여부를 조사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전산시스템 교체를 놓고 국민은행이 이사회를 상대로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내고 금융감독원에 특검을 요청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 사안은 겉으로는 이사회의 결정에 국민은행 경영진이 반기를 든 형국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임영록 KB금융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의 알력 때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전산시스템 교체 결정과 관련, 양측이 반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은행은 이사회의 결정이 비용 대비 효율성이 없는데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유닉스 교체 비용은 당초 경영진에 보고될 때는 2050억 원이었으나 위험 비용까지 계산해 총 3050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건호는 해명, 임영록은 침묵해 눈길

이와 관련 이건호 행장은 KB 금융지주 경영진을 겨냥한 듯 작심 발언을 했다. 이 행장은 사안이 불거지자 “전산시스템 교체와 관련한 이사회 보고서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고 진실하지 않은 점이 감사 결과에서 드러났다. 그런 심각한 상황을 이사회에서 한 번 논의해보자고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행장은 또 “감사위원이 심각한 하자를 문제 제기했는데도 공식적인 의사기구에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봤다. 은행장 입장에서 전산시스템 교체를 미루더라도 의혹 없게 가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행장이 말한 의혹은 업체 선정과 관련된 것이다.

이건호 행장이 언론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밝히고 있는 반면 임영록 회장은 자신의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신 김재열 KB금융지주 정보관리책임자인 김재열 전무가 나서 ”전산시스템된 이사회의 결정은 적법하며 국민은행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국민은행 직원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다음은 국민은행 새노조 윤영대 위원장과 일문일답 내용이다.

-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 사안이 말썽을 빚고 있다. 이유가 뭔가.

“이번 전산시스템 교체 문제는 근본적으로 관치 낙하산의 문제다. KB금융지주 경영진과 국민은행 경영진간 파워게임이 심각하다. 국민은행 직원들이면 이런 사실을 모르는 이가 없다.”

-관치낙하산은 구체적으로 누구를 뜻하나.

“관료 출신인 임영록 회장은 KB 금융 낙하산 인사의 대표적 인물이다. 임 회장은 취임 후 공정한 인사는커녕 측근을 기용해 직원들의 신망을 잃었다. 최근의 부패사건에서 입증됐듯이 임회장 스스로 개혁을 주도할 자격도 능력도 없는 만큼 일련의 국민은행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이번에 문제가 된 전산시스템 교체도 이사회에서 결정했는데 사외이사 9명 중 5명이 임회장과 같전산시스템 선정과정에 문제 있어

-전산시스템 교체와 관련해 리베이트 의혹이 제기되는데.

“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는 한마디로 돈이 되는 일이다. 강정원 행장 때에도 시스템 교체로 직원이 자살하지 않았나. 전산시스템의 잦은 교체는 은행으로서는 득보다 실이 많다. 어느 정도 국민은행 직원들이 기술을 익힐 만 하면 윗선에서는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명목으로 업체를 교체한다. 이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전산시스템 선정 과정에서 신규업체에 대한 검증 절차가 반드시 필요한데 이것-국민은행 직원들은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나. 해결방안은 뭔가.

“국민은행 직원들은 부패 척결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관피아 낙하산에 의한 그릇된 경영 행태가 문제다. 대다수 직원들은 청렴하고 능력을 갖춘 인물이 경영을 맡아야 국민은행이 신뢰를 회복할 것으로 본다. 앞으로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임영록 회장을 포함한 관피아 경영진에 대한 퇴진 운동을 적극적으로 벌일 계획이다.”

국민은행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제재 수위도 주목된다. 금감원은 6월 말경 국민은행에 대해 기관 경고, 해당 점포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영업 정지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임직원 100명 안팎으로 제재를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의 거취도 관심을 모은다. 전산시스템 교체를 놓고 양측이 진흙탕 싸움을 계속하고 있어 이 문제가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윤정 기자

you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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