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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축구공 경기중 ‘펑’…그 어려운 게 벌써 2번

외피 얇게 하려다?…아디다스 “독일 본사 원인 조사 중”

2016.07.01(Fri) 14:23:16

아디다스의 축구 공인구가 경기 도중 터지는 일이 한 달 사이 두 차례나 발생해 그 원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6월 12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FC서울의 K리그클래식 13라운드 경기. 전반 22분 서울FC의 미드필더 다카하기 요지로가 수원FC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을 이어받았다. 수원FC 선수와 몸싸움을 벌이며 슈팅 타이밍을 찾던 다카하기가 갑자기 움직임을 멈추더니 발밑의 공을 손으로 주워들었다.

   
▲ 수원FC와 FC서울의 K리그클래식 경기에서 다카하기가 경기 도중 공이 터지자 주심의 허락없이 손으로 집어 들어 주심으로부터 옐로카드를 받았다. 출처=JTBC3 중계화면 캡처

주심은 다카하기를 향해 바로 옐로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자 다카하기는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주심에게 축구공을 내밀었다. 공은 터졌는지, 바람이 빠져 둥근 형태가 찌그러져 있었다. 다카하기로서는 공이 터져 경기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어 집어 들었을 뿐인데, 왜 핸드볼 반칙을 적용해 경고를 주는냐는 것이었다.

당시 경기중계를 한 이천수 해설위원 등 중계진도 “보기 드문 상황이 연출됐다”며 “축구를 하면서 처음 보는 광경이다”라고 신기해했다.

그런데 그 보기 드문 광경이 또 벌어졌다.

지난 6월 20일(한국시각) 프랑스 릴의 스타드 피에르 모루아에서 펼쳐진 유로2016 조별리그 A조 3차전 프랑스와 스위스의 경기. 후반 8분 스위스 수비수들이 자신들의 진영에서 패스미스를 저질렀고, 쇄도하던 프랑스의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공을 탈취했다.

그리즈만은 공을 몰고 곧장 스위스의 골대를 향해 내달렸고, 이를 막아서기 위해 달려온 발론 베라미와 공을 사이에 두고 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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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선수 모두 쓰러졌지만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반칙상황이 아니라는 의미였다. 그럼에도 당사자인 그리즈만과 베라미, 또한 그 주위에 있던 선수들은 경기를 재개하지 않고 주심을 바라봤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주심은 휘슬을 불며 경기를 잠시 중단시켰다. 이유는 축구공이 터져 경기를 진행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었다. 그리즈만과 베라미의 경합 과정에서 베라미가 공을 강하게 밟았고 순간 공이 터진 것이다.

베라미가 집어든 공에는 주먹보다 큰 구멍이 생겨 있었다. 중계 리플레이를 확인하니 베라미가 공을 밟는 순간 공에서 바람이 빠져나가는 모습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 스위스와 프랑스의 유로2016 경기 도중 공이 터지자 베라미가 공을 주워들고 구멍을 벌려 보이고 있다. 출처=MBC 중계화면 캡처

흔치 않은 광경이 왜 한 달 사이에 2번이나 발생한 것일까. 두 경기는 K리그클래식과 유로2016으로 대회도 다르고, 한국과 프랑스 진행된 나라도 다르다. 경기 당일 날씨도, 사건과 관련된 선수도 공통점이 없다. 

다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터진 공이 아디다스에서 출시한 축구공이라는 점이다. 올 시즌 K리그클래식 공인구는 아디다스의 ‘에레조타’다. 또한 유로2016의 공인구는 이번 대회를 위해 아디다스가 선보인 ‘부 쥬’다.

아디다스로서는 한 달 사이 두 차례나 경기 도중 공인구가 터지는 일이 발생해 글로벌 스포츠 전문업체로서 품질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축구계 한 관계자는 반발력은 높이면서도 가볍고 움직임을 높이기 위해 공을 가볍게 만들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닐까라고 조심스레 추측했다.

이 관계자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최근에는 축구공을 만들 때 반발력을 높이기 위해 공 외피 내부에 수축과 동시에 팽창하도록 유도하는 신택틱 폼 등 신소재를 사용한다. 그 바깥쪽에는 수축과 팽창으로 공이 터지는 것을 보호하기 위해 폴리우레탄을 겹겹이 쌓는다. 그런데 이걸 다 실행하려면 공이 너무 무거워지거나 둔탁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럼 공의 움직임이나 정확도, 컨트롤이 떨어진다. 그래서 폴리우레탄 외피를 최대한 얇고 가볍게 만들면서도 해당 기능들을 충분히 구현해낼 수 있는 신기술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런 제작 과정에서 외피를 너무 얇게 해 외부의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터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귀띔했다.

반면 또 다른 축구 전문가는 “요즘 만들어지는 공은 거의 외부 충격을 완화시켜서 탄성을 배가하는 데 초점을 두고 만든다. 따라서 공인구가 그 정도 외부 충격을 버티지 못할 거라고는 보지 않는다”며 “공 내부 기압이나 무게 등 표준 기준들을 엄격하게 통과하지 못한 공 몇 개가 경기 도중 사용되면서 빚어진 해프닝이 아닐까 싶다”고 지적했다.

   
▲ 유로2016의 공인구 아디다스의 ‘부 쥬’. 출처=유로2016 공식 페이스북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한 경기에 사용되는 공이 10∼11개 정도 된다. 그중 불량이 나올 수도 있다. 공 패널 간 접합이 제대로 안 됐거나, 충돌이 클 경우 압력 때문에 터질 수도 있다”며 “수원FC와 FC서울 경기 도중 터진 해당 공은 경기 후 회수해 아디다스 측에 보냈다”고 전했다. 연맹 차원에서 따로 원인을 분석하진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아디다스코리아 측에서는 “해당 공이 본사로 인계됐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디다스코리아 관계자는 “독일 아디다스 본사에서 ‘유로2016 스위스와 프랑스 경기 중 터진 공은 본사 개발팀으로 보내져 원인을 조사 중이다’고 공식 입장을 보내왔다”고 설명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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