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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프리즘] 브렉시트와 중국경제

단기적으로 경제 하방압력, 중·영 관계에 악영향 불가피

2016.07.01(Fri) 13:17:46

세계 금융 시장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공포에서 벗어나 차츰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엔 브렉시트 이후에도 상승세를 유지했던 중국 증시가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브렉시트 후폭풍은 단기적으로는 수출 감소 등으로 중국 경제에 하방압력이 커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21세기 글로벌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으며 황금시대를 예고했던 중·영 관계에 악영향은 불가피해 보인다. 

   
▲ 중국 상하이 푸둥지구.

# 강해진 중국 증시

30일 증권계에 따르면 상하이종합지수가 29일 19.03포인트(0.65%) 오른 2931.59로 거래를 마쳤다. 브렉시트 여파로 24, 27일 이틀간 세계증시가 동반 급락했던 때에도 중국 증시는 ‘나홀로’ 상승했다. 특히 27일엔 중국 A 증시 홀로 1.5%나 솟구쳤다. 브렉시트 이후 달러 대비 1% 넘게 하락한 위안화 가치도 진정국면이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위험자산에서 자금 이탈→중국 위안화 약세→중국 부채 우려 확대→증시 동반하락’이란 공식이 되풀이돼왔다. 그러나 브렉시트 땐 위안화와 중국증시가 상대적으로 견조하면서 패닉셀링(외국인 자금 이탈)이 발생하지 않았고 증시 하락이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도 끊겼다”며 글로벌 악재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던 중국 증시가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지금까지 글로벌 리스크가 생기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 때문에 신흥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는 현상이 되풀이됐다. 2008년 금융위기, 2011년 유로존 위기 등 글로벌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굵직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신흥국 증시는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아시아뿐만 아니라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 증시에서 견조한 흐름이 이어졌다.

특히 중국 증시가 흔들리지 않았다. 보통 위험 자산 회피 심리가 작동되면 가장 먼저 중국 증시가 반응하는데, 이번엔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나온 당일에도 큰 변동폭을 보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중국증시가 견조하게 버텨주면서 아시아 증시 역시 브렉시트 태풍에서 나름 선방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단기 하방 압력 불가피

다만 중국 경제에 하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관변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지난 28일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기존의 6.6~6.8%에서 6.6%로 낮춰 잡으며 하반기 중국경제가 하방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사회과학원은 내수위축, 민간투자 둔화, 부동산 개발투자 감소 등을 이유로 들었다.

특히 브렉시트로 인해 수출이 뒷걸음질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류타오 교통은행 금융연구센터 연구원은 “브렉시트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요 국가들의 경기 회복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3·4분기 수출 증가율이 비교적 큰 하방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경제 위기는 없다. 하지만 중·영 관계는 먹구름

그럼에도 브렉시트가 중국 경제의 위기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바 있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지난 26일 중국 텐진에서 열린 ‘하계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중국 경제에서 이른바 금융위기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채무와 적자 관점에서 볼 때 중국 중앙정부의 자산부채표는 상당히 양호하며 정부가 다양한 방법으로 부실 채권 문제를 최종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징 JP모건 아시아태평양지역 부주석 역시 “중국 경제에 금융위기는 없다. 은행들이 당장 업무에 쓸 수 있는 돈만 중국 GDP의 200%에 달한다. 이중 55%는 가계 저축이고, 45%는 기업 예금으로 이 자금은 매우 안전해 은행권에서 쉽게 이탈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브렉시트로 인해 중·영 관계의 불확실성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당장 중국의 대국 프로젝트인 일대일로(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일대)와 동남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일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은 유럽연합 국가 중 일대일로에 가장 큰 관심을 보여왔다. 이에 중국은 일대일로의 유럽 교두보로 영국을 지목했다. 하지만 브렉시트로 유럽연합 내 영국 입지가 흔들리면서 일대일로의 든든한 동반자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중·유럽연합이나 중·영 자유무역협정(FTA)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고, 중·유럽연합 간 자유무역지구 건립 협상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부동산 등에 130억 달러(15조 2500억 원) 이상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 기업들의 자산가치 하락과 사업 위축도 브렉시트의 악재로 꼽힌다.

이와 관련, 중국 정부를 대변하는 국영 통신사 신화사는 지난 25일 “브렉시트로 중국과 영국 관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브렉시트 때문에 중·영 황금시대가 바뀌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화사의 이러한 지적은 지난해 10월 중국 시진핑 주석과 캐머런 영국 총리가 합의한 ‘21세기 글로벌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의 이행에 차질이 있어선 안 된다는 의미다. 이 ‘전략 동반자 관계’의 골자는 경제, 문화, 관광 분야 등 150개 항목에서 400억 파운드(약 62조원) 규모의 합작 사업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구경모 영남일보 기자

비즈한국

bizhk@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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