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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 진출로 중기 브랜드 가치 제고”

인터뷰/ 박종효 중진공 e비즈사업팀장

2014.05.22(Thu) 05:42:20

   
▲ 박종효 중소기업진흥공단 e비즈사업팀장


“마케팅 능력이 없는 국내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하청업체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자상거래로 이런 구조를 바꿀 수 있습니다. B2C(Business to Consumer)거래로 글로벌 소비자들이 직접 국내 중소기업 제품들을 평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좋은 평가를 받은 제품들은 B2B(Business to Business)사이트에서 외국 기업들의 주목을 받을 것입니다. 이것은 기업 간 대규모 거래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기업 간 거래는 현지 오프라인 시장 진출을 용이하게 할 것입니다. 결국 한국 중소기업들의 브랜드 가치가 제고될 것입니다. 궁극적으론 대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를 바꿔 국가 경쟁력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습니다”

<비즈한국>은 지난 19일 오후 중소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 여의도 본부에서 e비즈사업팀(온라인수출지원센터) 박종효 팀장을 만났다. 그는 중소기업들이 전자상거래 진출을 통해 추구해야 할 것은 당장의 매출 증대가 아닌 브랜드 가치의 제고에 있다고 강조했다.

-전자상거래를 통한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고 있는 이유는 뭔가.

외국의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등록해 자사 제품을 올린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중국을 예로 들면 우선 중국 현지에 계좌가 있어야 한다. 중국 최대 온라인 금융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Alipay)와 연동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기술도 있어야 하고 중국어를 할 수 있는 인력도 있어야 한다. 게다가 제품의 판매, 상담, 배송의 전 과정을 책임지려면 현지 유통망을 확보해야 한다. 또 배송업체와도 관계를 맺어야 한다. 이는 인력과 자본 모두 부족한 한국 중소기업에게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래서 중진공은 기존 인프라를 적극 이용해 중소기업을 돕기로 했다. 외국 사이트에서 셀러(Seller)로 오랜 기간 활동해온 국내업체들을 판매대행사로 선정했다. 판매대행사가 업체선정, 사이트 등록, 제품 입점, 배송, CS(Customer Satisfaction, 고객 서비스)까지 다 맡아서 한다. 이렇게 되면 중소기업은 제품개발에만, 판매대행사는 판촉 활동을 통한 제품판매에만 집중할 수 있다.

   
▲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 판매대행사업 설명회


-그렇게 되면 판매대행사가 대리인이 되는 셈인데 대리손실의 문제가 발생하면 어떤 대책이 있는가?

맞는 말이다. 예상되는 대리손실의 유형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중진공으로부터 보조금을 받고 업무를 태만히 하는 경우와 판매대금을 해당 중소기업에게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경우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보험을 들었다. 보조금의 경우 먼저 3억을 선금으로 지급한다. 사업을 진행하려면 자금이 있어야 하므로 우선 3억을 주는 것이다. 이 3억에 대해 보험사에 보험을 들었다. 그래서 3억을 받은 회사가 파산하는 경우가 발생해도 보조금은 돌려받을 수 있다. 판매대금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A라는 회사의 B라는 제품이 타오바오 사이트에 등록돼 10억의 매출을 올렸다면 판매대행사는 10%에서 20%의 수수료를 뗀 후 나머지는 A사에 줘야 한다. 판매대행사가 이를 이행하지 않고 도주한다는 등의 일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보험에 들었다는 얘기다. 그러므로 중소기업들은 판매대행사의 업무 태만이나 사기 등으로 손해-보조금 관리가 중요할 것 같다

중진공은 글로벌 오픈 마켓인 아마존(Amazon), 이베이(ebay), 타오바오, 라쿠텐(rakuten), 큐텐(Qoo10) 5개 사이트에 각각 200개 씩 총 1000개의 중소기업을 등록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12개의 판매대행사를 선정했다. 중소기업 한 개 당 300만 원씩 지원한다. 그러므로 한 사이트에 지급하는 보조금은 모두 6억 원이다. 보조금은 일괄 지급하지 않는다. 먼저 선금 50%만 지급한다. 예를 들어 판매대행사 C에 6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가정하-판매대행사 선정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판매대행사들은 검증된 업체 위주로 선정한다. 온라인 거래는 투명하다는 특성이 있다. 누가, 언제, 얼마를 팔고 샀는지 모든 게 기록에 남는다. 또 전자상거래 사이트가 이득을 보려면 셀러들이 열심히 활동해야 한다. 그래서 각 사이트들의 셀러에 대한 평가는 엄정하다. 해당 사이트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은 셀러들을 중심으로 판매대행사를 선정했다. 판매대행사들이 사이트에 등록할 중소기업 1000개
   
▲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 판매대행사업 설명회


-판매대행사를 통하면 가격 경쟁력에 불리하지 않나.

다른 외국 기업들과 비교하면 가격은 비슷하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 확보보다 더 중요한 건 브랜드 가치의 제고다.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이 내수시장 중심으로 바뀌면서 소비재 시장의 경쟁이 치열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첨단 기술을 요하지 않는 소비재의 특성상 중요한 것은 싼 가격, 그래서 전자상거래를 통한 매매가 시급하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그런 분석은 너무 근시안적이다.끝으로 박종효 팀장은 전자상거래의 가치에 대해 말했다.

“전자상거래가 중요한 이유는 B2C 시장에서 외국 고객들에게 직접 제품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이 평가는 B2B시장에 반영된다. 그러면 기업 간 대규모 거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외국 기업과의 대규모 거래는 현지 오프라인 시장 진출로 연결될 수 있다. 온라인이 오프라인으로 오프라인이 다시 온라인으로 연결되는 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구경모 기자

chosim34@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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