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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립 사장님, 전임사장 탓만 하실건가요?” 대우조선 직원의 쓴소리

2016.06.27(Mon) 10:00:38

대우조선해양이 구조조정과 횡령, 분식회계 등으로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의 블라인드(기업별 익명 커뮤니티 앱)에 익명의 직원이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을 향해 쓴 충고와 비판을 한 글이 올라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6일 한 인터넷 블로그에 게시물 하나가 올라왔다. 블로그에서는 게시물 내용에 대해 대우조선해양 블라인드에 익명으로 올라온 글이라고 소개했다.

   
▲ 2015년 9월 산업은행 국감에 나온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블라인드에 글을 올린 사람은 스스로를 미래 사장이 될 비전을 가진 대우조선해양의 한 직원이라고 밝혔다. 그 직원은 정 사장을 향해 편지 형식으로 비판과 충고를 전했다.

해당 직원은 정성립 사장에게 “그리스 현지에서 포시도니아(국제조선·해운박람회 2016)에 참가해 선박 수주를 위해 바쁘신 와중에, 검찰 압수수색 소식을 듣고 임직원들에게 당부의 말까지 남긴 열정(?)에 경의를 표합니다”면서도 “그 내용은 CEO로서의 자질이 의심스러울 만큼 형편없었습니다”고 질책했다.

그 이유에 대해 직원은 “요약하자면 작년 5월 취임 이후로 전임 사장들의 비위를 감사위원회를 통해 조사했고, 그 내부감사 결과를 진정서로 검찰에 제출했으며, 작금의 회사 상황은 모두 전임 사장들의 잘못이고 내 책임은 하나도 없다 정도인 것 같습니다”면서 “분식회계 의혹, 저가 수주 등은 전임 사장들 잘못이라고 차치하고서라도, 정 사장님은 어제부터 각종 언론에 나오는 임 아무개 차장의 180억 원 횡령, 얼마 전 사직메일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 안 아무개 상무의 비리 의혹, STX조선해양 사장 시절 무능으로 인한 법정관리에 이르게 한 책임 등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습니까”라고 되물었다.

이어 직원은 “언제까지 전 사장들 탓만 하고, 고통분담은 직원들에게 전가할 것이냐”며 “10년 전 사장 시절 데리고 다니던 부하들을 다시 불러들여 승진까지 시키면서 중용하고, 회사가 이 지경인데도 무보직 전무·상무들 계약 연장까지 시켜가며 데리고 있으시겠습니까. 평직원들에게 저런 당부의 글을 쓰기 전에 사장님 주변에 있는 임원들 단속부터 좀 하십시오. 간신만 곁에 둬 각 본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상은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간신들의 입에 발린 거짓말에 그만 놀아나시길 바랍니다”고 전했다.

   
▲ 한 인터넷 블로그에 올라온 대우조선해양 블라인드 직원의 글. 출처=인터넷 블로그 캡처

마지막으로 “2분기 실적은 무조건 흑자전환하도록 현업부서에게 독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 사장님이 그토록 혐오하는 전임 사장들의 전철을 밟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뿐만 아니라 검찰 조사와 별개로 임 차장 횡령 사건 관련 당사 감사부서의 소극적 대응 및 해양사업관련부서 연루 의혹에 대해 특별조사위 등을 수립해 당사 차원에서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책임자 처벌로 무너진 신상필벌의 원칙을 확립해주시길 바랍니다”라며 “취임 1년이 지난 지금, 정 사장님은 언제까지 전임 사장들 탓, 세계 경기 침체 탓, 유가 하락 탓만 하실 건지요. 이제 남은 2년 동안 회사 정상화로 정 사장님의 능력을 보여주고 직원들에게 인정받으시길 바랍니다”라고 당부했다.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에 대해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그러한 글이 블라인드에 올라왔는지도 몰랐다”며 “익명으로 올라왔으니 퇴직자인지 재직자인지 누가 올렸는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민웅기 기자

minwg08@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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