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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제과 상장 대박, 윤영달 회장 ‘사위사랑’

상장 직전 자사주 매각 ‘지분 없는 대표’ 꼬리표 떼고 평가차익 안겨

2016.06.29(Wed) 16:42:28

지난 2001년 증시에서 퇴출된 옛 해태제과(법인명 해태제과주식회사)가 해태제과식품(법인명 해태제과식품주식회사) 명으로 15년 만인 지난 5월 11일 코스피에 신규 상장됐다. 그런데 이번 상장의 최대 수혜자가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의 사위 신정훈 해태제과 사장이어서 눈길을 끈다. 

   
▲ 윤영달 회장(왼쪽)과 사위 신정훈 사장

해태제과식품은 올 1월 22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을 신청했다. 그 직전인 같은 달 8일 당시 자사주 519만 8320주의 9.11%에 해당하는 자사주 47만 4000주를 신정훈 사장 등에게 1주당 1만 870원(총액 51억 5238만 원)에 유상 매각했다. 신정훈 사장은 당시 전체 자사주 매각분의 84.1%인 39만 9000주를 43억 37000만여 원에 매입했다.

자사주 매입은 신 사장의 경영권 강화를 위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그간 신 사장은 회사 대표를 맡은 지 10년이 넘도록 단 한 주의 주식도 보유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6월 현재 개인주주로는 가장 많은 해태제과식품 지분 1.37%를 보유하면서 ‘지분 없는 총수 사위 대표라는 꼬리표를 떼게 됐다. 

해태제과식품 주식이 상장 직후인 5월 한때 1주당 6만 원을 넘어섰고 지난 23일 현재 3만 원 안팎에서 거래되는 점을 감안하면 신 사장은 현재 176% 이상 평가차익을 보고 있는 셈이다. 신 사장 등은 당장 차익을 실현할 수 없다. 신 사장 등이 주식 매매를 금지하는 보호예수기간을 2017년 6월 30일까지 1년 6개월로 자발적으로 늘렸기 때문. 해태제과 자사주는 올해 3월에도 구주매출 방식으로 212만 5160주를 매각함에 따라 259만 9160주가 남아 있다. 회사 측은 앞으로 경영상 판단에 따라 잔여 자사주도 매각할 예정이다. 

   
▲ 크라운해태제과 본사.

자사주 매각가가 공모가에 비해 헐값이라는 지적도 있다. 해태제과식품은 1월 자사주 매각이 완료된 후인 같은 달 22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는데, 4월 상장 직전 공모가가 1월 자사주 매각가 1만 870원에 비해 38.9% 높은 1만 5100원으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공모주식수와 금액은 보통주 583만 주, 880억 원으로 이 중 임직원들로 구성된 우리사주조합이 20%를 배정받아 1주당 1만 5100원에 청약했다. 

해태제과식품 관계자는 “올해 1월 자사주를 매각한 이유는 책임경영과 지속성장에 있다. 지난 10년 신 사장과 임원들의 경영성과에 대한 보상 측면도 있다. 신 사장과 임원들이 허니버터칩 개발을 주도하고 경영실적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해 결정했다”며 “공모가 결정과 청약은 주관 증권사인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사가 추진했다. 청약에 성공한 우리사주조합, 기관투자자, 일반 주주도 증시 상장으로 차익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상장을 전후해 윤영달 회장의 사위 사랑을 또 한 번 확인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 회장의 외동딸 윤자원 씨와 결혼한 신정훈 사장은 공인회계사 출신이다. 신 사장은 2004년 외국계 컨설팅 회사 베인컴퍼니 이사 재직 시절 해태제과식품 인수가가 당초 5500억~6500억 원에 달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크라운제과가 5000억 원 수준으로 인수하는 데 일조한 인물이다.

윤 회장은 2005년 1월 해태제과식품 인수를 마무리한 뒤 사위인 신 사장을 영입했다. 신 사장은 해태제과식품 인수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관리재경본부장(상무)으로 입사한 후 그해 4월 장인인 윤영달 회장과 공동대표를 맡았다. 그리고 2013년 상반기 윤 회장이 해태제과식품 등기이사를 사임한 후 신 사장은 해태제과의 단독 대표가 됐다. 신 사장의 그룹 내 입지는 윤 회장 아들들을 압도하고 있다. 윤 회장의 장남인 윤석빈 크라운제과 상무는 2010년에야 크라운제과 대표가 되었고, 차남인 윤성민 씨는 크라운베이커리 철수로 한때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후 현재 계열사 두라푸드 이사로 있다. 

한편 이번 해태제과의 상장과 관련해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재상장이 아니라 신규 상장이어서 발생하는 문제다. 

상장된 해태제과식품은 2001년 퇴출된 옛 해태제과주식회사와 법적으로 다른 회사다. 현재의 해태제과는 1997년 부도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옛 해태제과의 제과·식품사업부문을 외국계 UBS캐피탈 컨소시엄이 양수해 설립한 ‘해태식품제조’가 모태다. 해태식품제조는 2001년 11월 해태제과식품으로 이름을 바꿨고 2005년 1월 크라운제과에 매각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옛 해태제과의 건설부문 잔존법인은 법인명을 ‘하이콘테크’로 바꾸고 회생 절차를 지속했지만 2012년 12월 결국 청산됐다. 

옛 해태제과 주주들은 2001년 설립된 해태제과식품이 1945년 설립된 옛 해태제과의 브랜드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만큼 실물주권을 보유한 주주들의 권리를 인정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실물주권을 보유한 주주들은 당시 회사 명칭이 하이콘테크로 변경되기 전 제과사업부문 양도를 반대하며 예탁결제원에서 해태제과 주식을 실물증서로 교환해 이를 보관해왔다고 주장한다. 

송 아무개 해태제과 주주모임 대표는 “상호는 브랜드, 역사, 법인명과 같이 움직인다. 법원은 UBS에 해태제과의 주식자산을 매각했지만 역사와 연혁은 없어지지 않는다. 상호는 브랜드, 역사와 법인명과 같이 움직이고 그 주인은 2만여 명에 달하는 옛 해태제과 실물주식 보유 주주들이다. 그럼에도 해태제과식품은 우리와 상의 없이 단독 상장했고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은 이를 방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주모임은 올 4월 해태제과의 유상증자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이달 해태제과의 브랜드 사용에 따른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 옛 해태제과 주주들이 예탁결제원에서 실물증서로 교환한 증권.

옛 해태제과의 주식은 올해 3월 초까지 장외 주식거래 사이트 등에서 거래되다 금융당국의 해태제과 상장 추진에 따라 거래가 전면 중단되기도 했다.

해태제과식품 관계자는 “법원이 2004년과 2008년 옛 해태제과 주주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이들이 해태제과식품의 주주 자격이 없다고 판결했다. 특허청 상표등록원부에는 해태제과 상표 등 모든 권리가 해태제과식품에 있다고 명시돼 있다”며 “UBS로부터 해태제과의 제과·식품사업부문을 인수한 만큼 브랜드와 연혁 사용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옛 해태제과 주주들은 허위 사실을 주장하고 있다. 해태제과식품이 상장을 추진하니 회사와 무관한 옛 해태제과 주식이 장외주식거래 사이트에서 사기성으로 거래됐다. 주주모임에는 그런 피해자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주주모임을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발하고 집회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주주모임에서 당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선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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