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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물놀이 하지 말라고요?

워터파크 내 휠체어 사용 어렵고 요금할인 등 “허울뿐” 지적

2016.06.23(Thu) 10:31:31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해수욕장이나 워터파크로 바캉스 계획을 세운 이들이 많다. 하지만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과 그의 가족들은 바캉스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모래와 자갈로 이뤄진 해수욕장에는 휠체어 진입이 불가한 데다, 전국 40여 곳의 워터파크에도 장애인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3대 워터파크로 꼽히는 캐리비안베이, 오션월드, 김해롯데워터파크에서는 장애인에게 정상요금의 25~40%를 할인해주는 우대요금 혜택을 제공한다. 하지만 장애인들은 장애인 우대요금 할인 혜택이 허울뿐이라고 지적한다. <비즈한국>에서는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이 워터파크를 이용하는 데 문제가 없는지에 대해 알아봤다.

   
캐리비안베이. 출처=캐리비안베이

“워터파크 이용하시는 거 맞으세요?”

전화로 휠체어 대여가 가능한지 묻자 캐리비안베이와 오션월드의 고객센터 안내직원이 한 말이다. 캐리비안베이에서는 에버랜드, 오션월드에서는 대명리조트의 이용 문의가 아닌지 의심했던 것이다. 

두 안내직원은 휠체어 대여 가능 여부에 대해 즉각적인 대답을 하지 못했고, 관련 부서의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했다. 5분여의 시간이 흐른 후 캐리비안베이에서는 “대여는 가능하지만, 보유 대수는 확인해줄 수 없습니다”고 했고, 오션월드에서는 “40대를 보유 중이나 대여는 불가하다”고 했다. 

캐리비안베이에 직접 방문해 매표소 직원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매표소 직원은 “안내센터에서는 휠체어 2대를 보관 중입니다”라면서 당일 세 번째 휠체어 대여 희망자부터는 대여가 불가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에 에버랜드에서 보유 중인 휠체어를 대여할 수는 없는지 확인해달라고 하자 티켓담당자가 대신 나서 “확인 후 연락드리겠습니다”고 했다. 3시간이 지난 후 “에버랜드의 휠체어를 대여해줄 수는 있으나, 단체 예약 시 사전 협조 요청을 부탁드립니다”고 알려왔다. 

오션월드에 휠체어 대여가 불가한 이유를 물었다. 하지만 고객센터 안내 직원은 “확인이 어렵습니다”면서 “이용자가 휠체어를 가져올 경우에는 입장이 가능합니다”고 설명했다. 

   
김해롯데워터파크. 출처=롯데워터파크

김해롯데워터파크에 휠체어 대여 가능 여부를 문의하자 고객센터 안내직원은 관련 부서의 확인 절차 없이 즉각적인 대답을 해줬다. 김해롯데워터파크에는 휠체어가 모두 5대 있으며, 이용객의 순서에 따라 순차적으로 대여가 가능하다. 

국내 3대 워터파크에서 제공하는 장애인 우대요금 할인 혜택을 두고 허울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제휴카드 할인 혜택을 받을 경우 정상요금의 최대 30~50%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으나, 장애인 할인은 중복 할인이 불가한 데다 할인 적용율도 25~40%에 불과하다. 현재 캐리비안베이는 25%(1~3급 본인+동반 1인, 4급 이하 본인), 김해롯데워터파크는 30%(본인+동반 1인), 오션월드는 40%(본인 및 동반자 1인)의 장애인 우대요금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실내외 유기시설 및 기구 이동 간 경사로가 없는 점도 문제다. 캐리비안베이의 경우 어트랙션, 락카룸, 탈의실, 샤워실 등이 있는 6층 규모의 아쿠아틱센터에는 경사로 없이 계단으로만 구성돼 있다. 따라서 휠체어 이용객들에게는 실외 입장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실외에도 경사로가 설치돼 있지 않아 이동에 제한이 따른다.

   
오션월드. 출처=오션월드

오션월드도 마찬가지다. 야외 입장구에는 휠체어 이용객의 불편이 없도록 넓은 개찰구가 설치돼 있으나, 시설 이동 간 경사로를 이용할 수 없다. 계단으로만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김해롯데워터파크 관계자는 “평지의 산업지구에 자리 잡아 계단이 거의 없어 휠체어 이용객의 이동이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캐리비안베이, 오션월드, 김해롯데워터파크는 모든 화장실에 장애인전용화장실을 설치했다. 하지만 휠체어 이용객들은 위한 안내 책자가 마련돼 있지 않아 이동할 때 불편이 따른다는 지적이 있다. 워터파크의 특성상 물이 고인 곳이 많아 휠체어 이용객들이 부상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캐리비안베이와 김해롯데워터파크는 휠체어 이용객 1인당 보조교사 1인, 오션월드는 휠체어 이용객 2인당 보조교사 1인으로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장애인주차장의 주차 가능대수는 캐리비안베이가 96대, 오션월드가 16대, 김해롯데워터파크가 21대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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