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운호 전 대표 |
원정도박과 구명 로비 의혹으로 재구속 중인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등기이사직에서 사퇴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이사회를 열고 회사 대표이사에 김창호 전무를 선임했다고 21일 밝혔다.
회사의 결정은 정 전 대표의 퇴진은 재구속으로 인한 경영공백을 더 이상 미룰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 전 대표는 지난해 9월 100억원대 해외 원정도박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고 지난 달 항소심에서 징역 8월을 선고받아 당초 이달 5일 출소해 경영에 복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구명을 위해 법조계 금품 제공 로비와 롯데 면세점 입점과 관련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에게 금품 제공 로비 혐의로 재구속되면서 경영 복귀가 물거품 된 상태다.
남대문시장 트럭장사에서 시작한 정 전 대표는 더페이스샵과 네이처리퍼블릭 등 화장품 브랜드 2개를 성공시킨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힌다.
그는 더페이스샵 설립 2년 만에 연 매출 1500억 원을 달성하고 사모펀드 어피니티에퀴티파트너스(AEP)에 지분 70%를 매각하면서 1000억 원을 손에 쥐었다. 이후 2010년 어피니티와 함께 지분을 LG생활건강에 총 4667억 원에 매각하면서 2000억 원의 차익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10년 3월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해 6년 만에 국내 5위 브랜드숍으로 성장시키면서 성공 신화를 써 나갔지만 원정도박 문제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와 관련한 각종 의혹들이 쏟아지면서 네이처리퍼블릭의 1분기 영업이익은 1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5억 원에 비해 마이너스 347.3% 급감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을 새로 이끌게 된 김창호 신임 대표는 1984년 LG생활건강에 입사한 뒤 더페이스샵 등을 거치며 화장품 업계에 30년 이상 몸담은 인물이다.
김 대표는 네이처리퍼블릭에서 국내 유통관리 업무를 전담해오다 정 전 대표의 공백 장기화로 영업업무까지 총괄해왔다.
네이처리퍼블릭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여러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다 내부 사정과 브랜드 철학을 잘 아는 김 전무를 대표로 선임하기로 결정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