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이인원 부회장, 황각규 사장, 소진세 사장 |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신동빈 회장의 남자’들도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그룹 전체가 패닉 상태에 빠졌다.
검찰은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신영자 이사장 등 총수 일가 세 명에 이어 신 회장 측근으로 꼽히는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 황각규 운영실장(사장)과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사장) 등 3명의 자택을 지난 10일 압수수색하고 출국 금지조치했다.
신 회장 측근으로 꼽히는 세 사람은 모두 롯데의 그룹 경영 관련 주요 업무사항을 총괄하는 정책본부 소속으로 수십여 년간 총수일가를 보좌한 인물들이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의 중국 업체 인수과정, 롯데백화점과 롯데정보통신 등이 연루된 카드결제 관련 계약, 롯데쇼핑과 대홍기획의 위장 계약 등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통한 비자금 조성 등을 이들이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롯데그룹에서 총수일가를 제외하고 처음으로 부회장까지 오른 이인원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 복심으로 분류됐으나 지난해 8월 ‘롯데 사태’를 거치며 신동빈 회장 쪽으로 완전히 돌아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그룹 안팎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롯데 기업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로 전해진다. 이 부회장은 그룹 계열사들의 협력사들에 대한 갑질 논란이 발생하면 언론 홍보 등 적극적인 대응을 지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각규 사장은 롯데가 이명박 정부 당시 중요한 인수합병(M&A)건을 연달아 성사시키며 짧은 기간 크게 몸집을 불리는 과정에서 제기된 정권 차원의 배려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황각규 사장은 롯데그룹의 인수합병을 진두지휘하면서 이명박 정부 시절 신 회장이 주도한 26건의 M&A를 성공시켰다.
소진세 사장은 롯데슈퍼 대표, 롯데쇼핑 총괄사장을 거쳤다. 40년간 ‘유통 공룡’ 롯데 신화를 일군 유통 전문가다. 소 사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키운 인물로 알려져 있지만, 지난해 경영권 분쟁 전면에 나서서 신동빈 회장을 대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홍보·사회적책임(CSR)·브랜드경영 등을 담당하던 기존의 정책본부 커뮤니케이션실 업무뿐만 아니라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대외업무 지원을 맡고 있다. 13일 현재도 신동빈 회장의 북미 출장에 동행하고 있다. 그는 귀국 이후 출금조치를 적용받게 될 전망이다.
또 다른 신동빈의 남자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은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와 별개로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지난 10일 검찰에 구속됐다. 노 사장은 지난 2013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신동빈 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됐을 때 신 회장 대신 국회에 출석하기도 했다.
이 밖에 이원준 롯데쇼핑 사장, 송용덕 호텔롯데 사장,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 마용득 롯데정보통신 대표, 최종원 전 대홍기획 대표, 김선국 전 롯데피에스넷 대표 등 20여 명이 출금 대상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 핵심 CEO들이 비자금 조성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이번 수사에서 칼날을 피해가기는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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