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후 11시경 인천 청라국제도시에서 혈중알콜농도 0.122%로 만취 사태의 운전자 김씨(32)가 신호 대기 중이던 SM3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SM3 운전자 김 아무개 씨(여·42)와 뒷자석에 앉아있던 김 씨의 어머니(66), 아들(5)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조수석에 앉았던 남편 박 아무개 씨(39)는 중태에 빠졌다. 즐겁게 외식을 마치고 귀가하던 한 가족에게 들이닥친 끔찍한 비극이었다.
지난 12일 다음 아고라에 ‘오늘 뉴스의 이슈가 된 음주운전 일가족사망 피해자 유족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숨진 김 씨의 이모라 소개한 글쓴이는 사망한 김 씨의 아들이 배경사진으로 설정된 김 씨 어머니의 휴대폰 사진을 공개하며 이번 사건이 잊히지 않도록 국민적인 관심을 부탁했다. 해당 글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가족끼리 외식하고 집으로 귀가 중에 음주운전 사고로 인해 한집안에 할머니 딸 손주 모두가 사망했고 저희 자매는 다시는 볼 수 없는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오늘 언니와 자매끼리 한 달에 한 번 밥 먹는 모임을 하기로 했는데 지금 저희 자매는 장례식장에서 다시는 볼 수 없는 사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조카사위는 깨어나는 것 자체가 지옥입니다. 아내와 아들, 장모님이 하루아침에 사망한 걸 알게 되면 어떻게 될지 벌써부터 걱정이 됩니다. 이게 악마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여러분들 이 사건이 엄중한 처벌이 내려질 때까지 잊혀지지 않도록 여러분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첨부된 사진은 피해자 제 언니의 휴대폰입니다. 죽은 외손자사진을 배경화면으로 해놨네요. 지금 장례식장에 덩그러니 남겨진 영정사진 3개를 보면 피가 거꾸로 솟고 가해음주차량 운전자를 당장이라도 찾아가고 싶습니다. 부디 여러분들의 관심 부탁드립니다.
▲ 다음 아고라에 피해자 유족이 올린 피해자의 휴대폰 배경화면. |
유족의 절박하고 비통한 심정이 담긴 글에 네티즌들은 “사람이 재앙이다”, “음주를 한 사람들은 운전대를 잡을 마음을 갖지 못하도록 강한 법이 만들어져야한다”며 분노와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
한편 경찰은 현재 입원 치료 중인 음주운전자 김 씨가 회복하는 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혜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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