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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롯데 압수수색…신동빈·신영자 정조준

2016.06.13(Mon) 08:38:24

   
▲ 소공동 롯데쇼핑 본점과 롯데호텔. 출처=롯데쇼핑

검찰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롯데그룹 대주주 일가가 주요 계열사들을 동원해 횡령·배임을 저질렀다는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와 첨단범죄수사1부는 10일 신동빈 회장의 서울 평창동 자택과 중구 소공동 호텔롯데의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집무실, 주요 계열사 등 17곳에 검사와 수사관 200여 명을 보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와 롯데쇼핑, 롯데홈쇼핑, 롯데PS넷, 롯데정보통신, 대홍기획 등 계열사 6곳과 그룹 정책본부 사무실 등이 포함됐다. 검찰은 신 회장의 핵심 측근이자 ‘롯데 2인자’인 이인원 부회장 등 주요 임원들을 출국금지시켰다. 

검찰은 지난 신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수백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해 횡령한 단서를 포착했다. 또 호텔롯데 중심으로 계열사 출자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지분 거래 등 배임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검찰이 호텔롯데가 국내에서 거둔 배당의 99% 가량이 지분 구조에 따라 일본으로 유출되는 과정 전반을 살피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텔롯데는 일본에 위치한 롯데 관계사들인 롯데홀딩스(19.07%), 광윤사(5.45%), L제1~2 및 4~12 투자회사(72.65%) 등이 대주주로 있다. 호텔롯데는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총 1213억 원을 주주들에게 현금 배당했는데 1204억 원 가량이 일본롯데 계열사들로 흘러간 것으로 풀이된다.

호텔롯데는 당초 상장 예정일이 이달 29일이었지만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이 불거지면서 연기됐다. 따라러 내달 6~7일 공모주 수요 예측, 같은 달 12~13일 공모주 청약 접수를 통해 내달 21일 코스피에 입성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검찰이 롯데그룹의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와 계열사들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어 상장 일정이 또다시 변경될 여지가 높아졌다.

이번 검찰 수사가 이명박 정부 인사들에 대한 전면적인 사정 수사로 번질지도 관심사다. 롯데는 이명박 정부 시절 제2롯데월드 건축 인허가와 맥주 사업 진출 과정에서 정치권에 불법 금품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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