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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손보기 전에 손떼나’ 삼성 건설 매각설

정부주도 구조조정 앞두고 또 불거져…삼성 “근거없는 얘기”

2016.06.14(Tue) 09:22:42

삼성그룹이 ‘이재용 체제’ 하에서 사업구조 재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삼성물산 주택사업본부 매각설이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

   
 

최근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삼성물산이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사실상 접었으며 주택사업부문을 매각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삼성물산이 재개발·재건축 등 국내 주택분야 신규 수주에 소극적인 태도로 ‘축소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점 등을 통해 주택사업에서 손을 떼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물산 주택사업은 이미 이전부터 끊임없이 매각설이 불거졌다. 특히 지난 1월에는 삼성물산이 3월 이사회에서 주택부문의 물적분할에 대해 결의하고, KCC가 단계적으로 주택부문 지분을 인수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시나리오가 제시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삼성물산과 KCC 양측은 이러한 매각설에 대해 “주택사업 매각 및 인수를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삼성물산의 주택 브랜드인 ‘래미안’의 가치는 나쁘지 않다. 각종 기관의 조사에서 아파트 브랜드 가치 1위를 놓치지 않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일반 분양은 물론 강남 재건축 등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럼에도 매각설이 계속 대두되는 이유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 이후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며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는 삼성그룹 사업구조 개편이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에버랜드와 제일모직 합병에 이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이뤄졌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을 위해 그룹이 주택부문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외적인 요인도 있다. 정부는 최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라는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공식 컨트롤 타워를 만들었다. 이 컨트롤 타워에는 유일호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임종룡 금융위원장,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여한다. 컨트롤 타워는 현재 정부 주도 하에 진행 중인 조선·해운업계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는 대로 이어 건설·철강·유화 업종에도 칼날을 들이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건설업계 역시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이 필요할 정도로 내재된 문제가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삼성그룹에서는 국내 주택건설 경기가 다시 살아나기 쉽지 않다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매각설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미 수차례 매각설이 불거졌지만 출처가 불분명한 근거 없는 얘기다. 여러 차례 아니라고 답변한 바 있다”며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그룹에서도 매각설에 대해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매각설이 몇 년 전부터 끊임없이 나오고 있지만 결론적으로 보면 팔리지 않았다. 설만 가지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플랜트사업에서 손실을 많이 봤다. 그렇지만 유상증자 등을 해서 경영정상화하려 노력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경영정상화를 위해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을 실시한다. 업황이 안 좋다고 해서 매각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신규 수주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축소 경영’을 하는 모습에 대해 이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경영진이 주택사업에서는 저가수주, 과당경쟁, 불법입찰 등 세 가지를 하지 않는 ‘3불 원칙’이 기본이라고 밝히며 향후 공격적 수주에 나서지 않겠다는 경영전략 방향을 설정했다. 그 방침에 따라 경영을 하고 있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 건설부문 매각은 사업부문별 매각으로 확정되는 분위기였다가 최근에는 다시 잠잠해졌다”며 “대기업의 경우 건설 계열사는 갖고 있으려고 한다. 그룹 내에서 소화하는 건설 물량도 있기 때문으로, 대규모 적자를 본 삼성엔지니어링을 살리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따라서 삼성 역시 건설부문을 전부 팔기는 힘들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실제 매물로 나온다고 한다면 예전처럼 건설경기가 좋을 때라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났을 거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만큼은 아닐 거라고 본다. 매각이 성사되면 시장 순위가 확 바뀔 수 있다는 정도가 이슈일 것 같다”면서도 “업계에서는 삼성이 주택사업부문에 손을 뗀다는 게 대형주택공급이 이제 끝물이라는 반증으로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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