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
한국은행이 9일 열린 6월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종전보다 0.25%포인트 인하했다. 국내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하된 이후 12개월만에 다시 인하됐다.
한은의 결정은 당초 시장 전망을 뒤엎었다. 시장에선 오는 14~15일 미국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3일에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등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이벤트를 앞둔 점을 고려해 한은이 일단 금리동결을 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이번 금리인하 결정은 무엇보다 최근 들어 우리 경제의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0.5%에 불과했던 게 대표적이다. 이는 지난해 2분기(0.4%) 이후 3분기 만의 최저치다. 기업의 투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를 받던 2009년 수준으로 떨어졌고 취약업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대량실업에 따른 경기 위축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달 말 개별소비세 인하가 종료되고 대출 규제로 부동산 거래도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당초 1.5% 기준금리 수준이 성장세 지원에 무리가 없다고 밝혀온 이 총재는 올해 3월 금통위 이후 점차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그러나 이 총재가 통화정책만으로 근본적 경제회복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와 이번 금리인하 결정이 시장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