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관련 서적을 10권이나 저술하면서 물류 보급에 열정을 보이셨던 선배 한 분이 이번에는 재야 서예가로 시인으로 변신해 우리 앞에 다가와 노자, 장자 서예전을 연다고 한다.
그 선배는 일찍이 D항공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후 1980년대에는 물류정보를 사업화하며 새로운 비즈니즈를 선보인바 있다. 그 후 1990년대, 2000년대에는 물류관련 서적을 10권이나 발간하고 물류 전도사로 활동하면서 ‘물류문화’를 강조했었다. 그러다 4년 전 홀연히 사라져 중국에서 서예공부에 매진중이라는 소식이 있었고, 매일 잠자는 시간을 빼고 서예에 몰두한다는 소문도 있었다.
또 연습한 한지의 높이가 보통 사람의 키보다 더 높아 2미터는 족히 넘을 것이라고도 했다. 간혹 비자 때문에 국내에 오실 때 만나 보면 그 모습이 이상해 도인이 따로 없다고들 하기도 했다.
이 선배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몇 가지 인생의 길을 발견할 수 있다. 먼저 끊임없이 도전한다는 것이다. D항공사라는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물류정보화 사업을 한 것도, 불모지와 다름없던 시기에 물류관련 서적을 출간한 것도, 뜬금없이 서예가로 변신한 것도 도전의 연속이었다. 변신한 후에는 그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이 대부분 기억하는 수준에는 도달해 대 성공이라고 하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실패한두 번째로 살필 것은 대기업, 내 사업, 문화로 이어지는 도전이 우리 인생의 길을 제시하는 것 같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은 먼저 대기업에 입사해 사회의 룰과 경제, 경영 등 사회를 익히고, 이를 바탕으로 내 사업을 펴 한 족적을 남긴 다음 문화생활로 인생을 마무리 하는 하나의 인생설계를 제시하는 것 같기도 하다. 무릇 한 곳에서 큰 족적을 남기기도 하고 성공하기도 하지만 결국 인생은 특히 남자들의 경우세 번째,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때에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서예가로의 변신과정을 통해 한 영역의 전문가로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기울여야 하는 노력이 얼마나 치열해야 하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4년을 매일 15시간씩 서예학습에 몰두했다고 가정하면 그 시간만도 2만1900시간에 이른다.
그러나 일정 사회생활을 했다고 가정해도 서예학습에 몰두한 시간만 최소한 1만 시간을 훌쩍 넘은 것을 알 수 있다. 즉 한 주제에 10,000시간 이상을 투자해야 스스로 주변에 나설 수 있다. 세상이 급변하다보니 요즈음은 이러한 노력도 없이 몇 권의 책을 읽고 전문가라고 나서는 세태를 볼때 역겹기까지 하다. 한 선배의 인생역정 사례를 통해 우리 젊은 후배들이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고 도전하고 노력해야하는최시영 아주대학교 산업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