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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채무조정 성공 ‘급한 불’ 껐다

5차례 사채권자집회에서 8천억 채무조정 성공

2016.06.02(Thu) 15:12:35

   
▲ 현대상선 컨테이너 선박. 출처=현대상선

현대상선이 5월 31일과 6월 1일 이틀간 다섯 차례 열린 사채권자 집회에서 총 8042억 원 규모의 채무조정에 모두 성공해 ‘법정관리’ 위기란 급한 불을 끄게 됐다. 

현대상선은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조건인 채무재조정 결과와 용선료 협상을 토대로 글로벌 해운동맹 합류를 추진해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날 열린 사채권자 첫 집회는 전체 542억 원 중 274억 원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참석해 이 중 100%가 찬성표를 던졌다. 두 번째 집회에는 1200억 원 중 1002억 원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참석해 96.7% 동의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전날 열린 세 차례 집회에선 총 6300억 원의 채무조정안이 참석 투자자들의 100%에 가까운 동의로 가결됐다. 

현대상선은 각 집회마다 회사채 50%를 출자전환하고 잔여 채무를 2년 거치 후 3년 분할상환(5년 만기)으로 변경하고 원금에 대한 이자율을 1%로 조정하는 내용의 채무조정안을 사채권자들에게 제시했다. 2018년 7월 7일부터 2021년 4월 7일까지 12회에 걸쳐 이뤄진다. 출자전환 사채는 신주 청약일로부터 이자가 없어 사채권자에게는 상당히 불리한 상황이었다. 각 집회는 총 채권액의 3분의 1 이상 동의를 받아야 가결되는 조건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채권에 대한 원금 회수율이 20% 미만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가결 시에는 주식을 보유하게 되고 주가 상승에 따라 원금 회수율도 높아질 수 있어 투자자들이 가결에 표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사채권자 집회에서 용선료 협상에 대한 구체적인 진행 과정을 설명하고 동의를 요청했지만 아직 결론은 나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용선료 협상 결과는 채권단의 최종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달 초쯤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안팎에선 그간 채권단에서 잡은 용선료 인하폭은 28%대였지만 실제 성사된 인하폭은 20%선에서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에서 일단 제외된 현대상선은 9월께 회원사가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 합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2일 서울에서 열리는 또 다른 해운동맹체 G6 회의에서 디 얼라이언스에 포함된 일부 선사들을 상대로 설득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현대상선의 주가는 이날 4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이날 현대상선의 주가는 전날보다 500원(2.78%) 떨어진 1만 7500원에 마감했다. 용선료 협상 진전과 채무조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 회사 주가는 지난 3거래일 무려 73.13% 오르며 나흘째 랠리에 나섰으나 오후 들어 하락했다. 소재 소멸로 단기 급등세가 진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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