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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운호, 검찰총장·조폭 거론하며 협박”

8년간 가까이 지내다 피해 입은 K 씨 폭로…톱스타와 친분도 과시

2016.06.02(Thu) 13:53:50

‘정운호 게이트’의 불길이 정관계와 재계로 번졌다. 이제는 누구나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연예인의 이니셜까지 거론되며 연예인 성매매 및 성접대 의혹으로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게 끝이 아니다. <비즈한국>은 지난 2003년부터 2010년까지 8년 동안 정운호 대표와 가까이 지내다 피해를 입었다는 K 씨를 만나 새로운 비화를 들을 수 있었다. 

   
▲ 정운호 대표(왼쪽)와 박 아무개 부사장. K 씨는 신변보호를 위해 삭제했다. 

“정운호 대표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폭로하겠습니다.”

지난 26일 오전 11시, 강남역 인근 커피숍에서 K 씨를 만났다. 그는 기자에게 정운호 대표와 한 화장품업체 담당자가 체결한 계약서, 그리고 화장품업체 담당자와 자신이 체결한 계약서 두 장을 내밀었다. 계약서에는 계약기간이 10년(2004년~2013년)으로 기재돼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정운호 대표와 친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지난 2008년 3월 촬영한 사진도 함께 보여줬다. 사진 속에서 K 씨는 정운호 대표, 네이처리퍼블릭 박 아무개 부사장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었다. 

K 씨는 지난 2003년 화장품업체 담당자로부터 정운호 대표를 소개받아 8년간 알고 지낸 사이이며, 정운호 대표가 계약 사항을 준수하지 않아 5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K 씨는 지난 2008년과 2009년 두 차례에 걸쳐 정운호 대표를 만나 녹취한 파일을 기자에게 들려줬다. 녹취 내용에 따르면 K 씨는 정운호 대표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피해 보상을 요구했으나, 정운호 대표로 추정되는 인물은 K 씨에게 입에 담긴 힘든 욕설과 함께 신변을 위협하는 협박까지 했다.

“한 사람 내가 봐버릴 거야. 농담이 아니라 봐버려! 나한테 해코지한 놈은 한 사람 쎄게 봐. 정확하게 알고 있으라고. 나 거짓말 안 해, 나는! 딱 돌면은 내 체면 따지지 않고 봐버린다고…. 애들은 쑤셔가지고 돌려버려. 아예, 김XX(유명 조폭 두목)이고 제 아무리 아무런 무서운 게 없어. 돌린다니까, 아예 그냥 마구잡이로. 진짜로, 뻥이 아니라, 환장하겠네. 내 아는 동생이 거기 대가리급으로 있는데….

K 씨는 “정운호 대표가 ‘전직 검찰총장이 자신의 뒤를 봐주고 있다’면서 수차례 협박을 해왔지만 이 내용은 녹취하지 못했다”며 “유명 조폭 두목도 잘 알고 있다면서 무서울 게 없다는 식이었다”며 “든든한 배후를 지닌 정운호 대표와 싸우게 될 경우 절대 이길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해 그동안 이 사실을 숨겨왔다. 정운호 대표 수사가 특검으로 이어져야만 억울함을 풀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K 씨는 정운호 대표를 ‘과시욕이 상당한 사람’으로 기억했다. 정 대표가 정관계, 연예계 인맥을 시도 때도 없이 자랑했다는 것. K 씨는 “자수성가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과시욕이 심하다는 것”이라며 “말해선 안 될 사실까지 주변인들에게 알리면서 자신이 마치 대단한 사람인 양 홍보하고 다녔다고 말했다. 

   
▲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K 씨가 정운호 대표로부터 직접 들은 연예인 인맥은 톱스타급 남자 배우 A 씨가 대표적이다. K 씨에 따르면 정운호 대표는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았던 A 씨와 친형제처럼 가깝게 지냈다. A 씨가 유명 여배우와 성관계 장면을 도촬당했는데, 이 영상을 소지한 어떤 이가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자 정운호 대표가 직접 나서 동영상 유포를 막아냈다고 한다. 또 A 씨가 한 개인과 체결한 계약 미준수로 2억 원을 변상해야 했을 때도 정운호 대표가 대신 갚아주었다고 K 씨는 기억했다. 

K 씨는 또 정운호 대표의 친형인 정 아무개 씨(네이처리퍼블릭 고문)로부터 사정기관 고위 인사들에게 수억 원대의 뇌물을 건넨 사실을 전해 들었다고 했다. 당시 정운호 대표의 친형은 그에게 “30억 원의 이익을 챙겼다”는 얘기를 해줬다고 한다. <비즈한국>은 26일 정운호 대표의 친형인 정 아무개 씨와 전화통화를 했으나, 정 씨는 “어떠한 말도 해줄 수가 없다”면서 전화를 끊었다. 

K 씨는 “더페이스샵 때부터 임원을 지낸 네이처리퍼블릭 부사장이 법조계, 정관계, 재계, 연예계 등의 모든 의혹에 대해 진실을 알고 있다”면서 “검찰에 수차례 소환돼 조사를 받은 그가 어떤 진술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알고 있는 의혹이 밝혀지지 않을 경우 1인 시위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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