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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스마트폰 정보, 어떻게 유출되는 걸까?

2016.05.24(Tue) 18:26:22

스마트폰 신제품에 대한 대중들의 호기심이 예전만 못하다. 아이폰도 갤럭시도 마찬가지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기업들이 아무리 극비리에 신제품을 준비해 성대한 발표행사를 연다고 해도, 이미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신제품의 디자인은 물론 상세한 사양과 특징까지 모조리 공표되기 때문이다. 최초 소비자들은 유출 루머에 대해 잘 믿으려 하지 않았지만, 그동안 유출된 각종 자료들이 실제 제품과 대부분 일치했다. 오죽하면 기업들이 일부러 흘리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애플은 아이폰se를 이제 막 출시했지만, 벌써 아이폰7 플러스 케이스 도면이 돌아다닌다. 그동안 줄곧 제기돼왔던 듀얼렌즈 카메라를 장착하고 3.5파이 스테레오 단자가 빠진 모습 그대로다. 이 도면이 100% 맞다고 아직 확정할 수는 없지만,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보면 맞을 확률이 대단히 높다. 아이폰7과 7 플러스는 올해 가을경 발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오는 26일 중국서 공개할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C5와 C7의 실물 사진이 퍼졌다. 중국 인증기관인 중국공업정보화부 인증 과정에서 유출된 100% 확실한 사진이다.

기업들은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공식 발표 이전 정보를 최대한 감추려고 한다. 그러나 무수한 경로로 신제품 정보가 유출된다. 불과 수년 전에는 아이폰 신제품 정보를 캐내기 위해 중국 기자가 폭스콘에 위장 취업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과연 삼성, 애플 등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기업들의 스마트폰 신제품 정보는 어디서 어떻게 유출되는 것일까? 경로별로 정리해봤다.

 

세계의 공장 ‘중국’

전 세계 모든 스마트폰은 중국서 제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애플이 있다. 수많은 중국산 스마트폰도 당연히 중국서 만들어진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기종과 판매 국가에 따라 우리나라와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스마트폰을 제조하고 있다.

초창기 아이폰에 대한 모든 유출의 시작은 중국이었다. 애플은 자체 생산 공장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폭스콘이나 페가트론과 같은 위탁 전문 공장에 생산을 맡겼다. 그러다보니 공장 생산 직원들이 아이폰에 대한 정보나 사진을 외부로 빼돌리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 폭스콘 직원이 공개한 것으로 알려진 아이폰7 금형.

애플이 현지 공장에 직원을 다수 파견해 시퍼렇게 지켜보고 있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아이폰 신제품 정보를 빼돌리는 것으로 큰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를 원하는 곳은 제법 많다. 수많은 스마트폰 경쟁사를 비롯해 관련 액세서리 업체, 특종을 원하는 언론매체 등이다.

이 과정에서 아이폰 신제품이 출시되기 전에 소위 ‘짝퉁’이 먼저 출시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심지어 디자인도 똑같다. 지난 2014년 애플은 아이폰6 발표를 앞두고 사전 정보유출을 막기 위해 무려 200명의 보안 요원을 배치하고, 중국 정부에도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사정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아이폰6는 유출된 디자인 그대로 출시됐다.

 

스마트폰 케이스 제조사

아이폰이나 갤럭시 신제품이 출시되기도 전에 아마존 등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는 스마트폰 케이스가 판매된다. 스마트폰 케이스는 완벽하게 밀착해야 되기 때문에 스마트폰이 출시된 이후 실측하거나, 아주 정밀한 도면이 없으면 만들기 어렵다.

우리나라 케이스 업체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주요 인기 스마트폰이 출시하기 수개월 전 중국서 도면을 공동 구매해 이를 공유한다고 한다. 스마트폰 도면은 구하기 어렵지만 해당 도면을 보고 만든 케이스 도면을 구하는 것이다. 그럼 그것을 다시 역으로 엔지니어링 해서 정확한 스마트폰 모양을 본뜬다.

   
▲ 정식 발표 전 케이스 업체에서 공개한 갤럭시S6 및 엣지 이미지. (출처=씨넷코리아)

스마트폰 케이스 한 관계자는 “새 스마트폰이 발표됐을 때 이미 시장에 제품(케이스)가 깔려 있지 않으면 판매가 잘 되지 않는다”며 “거액을 주고서라도 케이스를 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때로는 몇 개의 다른 형태의 도면이 입수되기도 하는데, 그때는 아예 두 종류를 만들어 막판에 금형(스마트폰 케이스를 제조하기 위한 본)을 뜨기도 한다”고 말했다.

 

국가 인증기관

대다수 스마트폰 기업들은 판매고를 극대화하기 위해 제품 발표 직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출시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각종 국가 인증을 미리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정보가 유출되는 것.

앞서 언급한 대로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시장을 겨냥해 만든 갤럭시C 출시를 앞두고 중국공업정보화부(TENAA) 인증을 받는 과정에서 이미지가 유출돼 골머리를 앓았다.

   
▲ 중국 중국공업정보화부을 통해 유출된 갤럭시 C5.

우리나라가 매번 아이폰 출시가 늦어지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우리나라에 출시하기 위해서는 전파 인증 등 몇 가지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때 기관에서 실제 제품의 도면 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애플은 유출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아예 발표 이후 인증 검사를 신청한다. 결국 1차 출시국은 물론 2차 출시국에도 포함되지 않는 것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 인증 대상에 대한 보안을 철저히 지킨다. 자칫 유출됐다가는 소송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일본 역시 보안을 철저히 지켜주며, 미국에서 받은 인증을 그대로 인정하는 제도도 있다.

 

직원의 실수

최근에는 이러한 경우가 많지 않지만, 내부 직원들의 고의 혹은 실수로 유출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그 유명한 아이폰4 술집 유출 사건이다. 애플 직원이 아이폰4 시제품을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인근 술집에서 두고 간 것을 IT 전문매체 <기즈모도>가 5000달러를 주고 사들였다는 것이다.

   
▲ 미국 IT 전문매체 기즈모도가 술집서 입수해 공개한 아이폰4. 실제로 출시된 제품과 완벽하게 동일하다. (출처=기즈모도)

더욱 놀라운 점은 하루 전날 IT전문 매체 <엔가젯>에서도 또 다른 술집에 누군가 두고 간 아이폰4를 발견했다는 사실이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같은 실수가 발생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화제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애플이 계획적으로 유출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MBC <서프라이즈>에서나 나올 법한 우연이다.

봉성창 IT에디터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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