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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 자수, 급물살 타는 ‘정운호 게이트’

홍만표 변호사·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 수사 본격화

2016.05.23(Mon) 16:12:30

   
▲ 검찰 수사의 초점이 되고 있는 네이처리퍼블릭 본사. 사진=임준선 기자

지난주 금요일(20일) 밤 12시쯤, ‘정운호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브로커 이민희 씨가 검찰에 검거됐다. 도주 4개월여 만이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수사망을 피했던 이 씨는 가족과 지인을 통한 검찰의 끈질긴 설득에 자수를 결심했다. 별도의 조력자가 없이 홀로 도피해오던 그는 금전적으로도 한계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동안 언론을 통해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너무 이슈가 커졌다”고 토로했다. 긴 고민 끝에 자수를 결심한 이 씨는, 검찰 수사에도 적극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의 자수와 수사 협조를 이끌어 낸 일등공신은 강남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던 이 씨의 여동생.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이 씨 여동생을 설득해 자수를 이끌어냈고, 오빠(이민희 씨)의 자금 흐름까지 알고 있던 여동생을 통해 여러 정황의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이 씨 역시 여동생의 설득과 수사 협조에 마음을 굳히고 입을 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에서 보도된 법조계, 정·관계 인사와의 친분설은 다소 과장됐다는 게 지금까지 이 씨가 내놓은 설명. 이 씨는 체포 직후 검찰 수사에서 “법조인들을 언급하기는 했지만 아주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 빌린 돈을 갚으라고 닦달을 당하자 과시하기 위해서 그랬던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네이처리퍼블릭 로비 관련 의혹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 씨의 주요 혐의 중 하나는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 9억 원가량을 받아 서울메트로 고위관계자들에게 전달했다는 것. 이 씨는 정 대표로부터 부탁을 받아 로비를 했다고 털어놨는데, 해당 금액(9억 원)을 전부 인정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검찰은 평소 씀씀이가 컸던 이 씨가 일부 자금을 빼돌렸을 가능성도 확인할 계획이다.

이 씨는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와의 친분 관계도 모두 인정했다. 고등학교 선배였던 홍만표 변호사에게 정운호 대표를 소개시켜줬고, ‘도주 도중 홍 변호사에게 연락해 수사 대응을 논의했다’고 자백한 것. ‘홍만표 변호사에게 사건을 소개해주고 1000만 원을 받은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홍만표 변호사의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도 본격화되고 있다. 검찰은 네이처리퍼블릭과 홍 변호사의 특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히 ‘변호인과 의뢰인’의 관계가 아니기 때문. 검찰은 앞서 여러 차례 검찰과 경찰에서 수사를 받았던 정운호 대표가 ‘감사’의 인사로 네이처리퍼블릭의 주식을 건넸을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수사를 진행 중인 검찰 관계자는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해 말부터 상장을 앞두고 있었고, 때문에 지분 100%를 가지고 있던 정운호 대표가 25%가량을 시장에 풀었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가 홍 변호사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며 “홍 대표가 제3자 명의로 가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주주가 누구인지 일일이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네이처리퍼블릭 주주들 중 제3의 법조, 정·관계 조력자가 있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이 씨가 검거되고 홍 변호사에 대한 각종 의혹들이 ‘혐의’로 구체화되면서 네이처리퍼블릭은 곤란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특히 이민희 씨와 홍만표 변호사 모두 정운호 대표의 부탁으로 네이처리퍼블릭을 위해 로비나 변호에 나섰기 때문. 특히 이를 알고 있던 네이처리퍼블릭 고위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하다.

이미 검찰은 부사장 등 일부 임원들은 수시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정운호 대표의 형도 여러 차례 검찰에 왔다 갔는데, 특히 최측근으로 불리는 부사장의 경우 정운호 대표와 사실상 한 몸이었다는 게 검찰의 판단. 검찰 관계자는 “정운호 게이트는 의혹들이 너무 많아 확인하기에 앞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면서도 “정운호 대표 자금의 시작이 네이처리퍼블릭이고, 로비의 목표가 네이처리퍼블릭의 성공과 상장이었던 만큼 수사 과정에서 주요 임원과 회사 이름이 계속 오르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윤하 저널리스트

비즈한국

bizhk@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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