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오덕도(烏悳圖) 시 제1호
12인의 덕후가 덕질로 먹고산다오
(급여는 덕질을 지속할 액수면 적당하오)
제1의 덕후가 즐겁다고 그리오
제2의 덕후도 즐겁다고 그리오
제3의 덕후도 즐겁다고 그리오
제4의 덕후도 즐겁다고 그리오
제5의 덕후도 즐겁다고 그리오
제6의 덕후도 즐겁다고 그리오
제7의 덕후도 즐겁다고 그리오
제8의 덕후도 즐겁다고 그리오
제9의 덕후도 즐겁다고 그리오
제10의 덕후도 즐겁다고 그리오
제11의 덕후도 즐겁다고 그리오
제12의 덕후도 즐겁다고 그리오
12인의 덕후는 즐거운 덕후와 즐거워 보이는 덕후와 그렇게 뿐이 모였소
(다른 목적은 없는 것이 차라리 나았소)
그중에 1인의 덕후가 즐거운 덕후라도 좋소
그중에 2인의 덕후가 즐거운 덕후라도 좋소
그중에 2인의 덕후가 즐거워 보이는 덕후라도 좋소
그중에 1인의 덕후가 즐거워 보이는 덕후라도 좋소
(업무는 덕질을 지속할 환경이면 적당하오)
12인의 덕후가 덕질로 먹고살지 못한대도 좋소
제13의 덕후가 책을 읽고 부럽다고 그리오
제14의 덕후는 제13의 덕후에게 다가가 넌지시 말했다고 그리오
카드값 전세대출 부모님 자식들 and so on
(아아 이런 핑계는 없는 것이 차라리 나았소)
덕후란 일본어 표현인 ‘오타쿠’의 우리식 표현으로 특정 분야에 깊게 몰두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마니아의 심화 개념으로 통용하기도 한다. 이 책 『덕질로 인생역전』에서는 자신의 덕질을 본업 삼은 12명의 덕후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들은 드라마, 요리, 다이빙, 커피, 뷰티, 섹스 칼럼 등 저마다의 분야에서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지속 가능한 덕질을 위해 결국 ‘덕업일치’의 경지까지 다다르게 된 덕후들. 이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불현듯 겨드랑이 한편이 가려워진다. 숨 가쁜 대한민국의 오늘을 살아가는, 그러다보니 박제가 되어버린 청춘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우리는 모두 무언가에 대한 덕후다.
블로거 ‘녹색양말’
--------------------------------------------------
지하철 독서를 즐기는 4년차 직장인, 서평 블로그 verdesox.com 운영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