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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호 게이트, 롯데로 옮겨붙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가능성…신영자 이사장 "사실무근"

2016.05.23(Mon) 16:01:22

해외 원정도박에서 시작해 법조 비리까지, 뜨겁게 서초동을 달구고 있는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형 만기 시점은 6월 초. 이제 2주 정도 남았는데 검찰은 정운호 대표를 밖으로 보내줄 생각이 전혀 없다. 어떻게 해서든 정운호 대표를 다시 구속시켜 놓고 법조 로비 시도 등 각종 불거진 의혹들을 수사해야 하기 때문.

   
▲ 정운호 대표와 신영자 이사장. 출처=네이처리퍼블릭, 롯데복지재단

검찰은 정 대표를 다시 구속시키기 위해 네이처리퍼블릭 직영점 관리 업체를 압수수색했다. 일부 자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확인해 다시 구속시키겠다는 계획인데, 검찰은 정 대표가 횡령한 돈 중 일부가 롯데면세점에 로비를 하는 데 들어갔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정운호 대표가 롯데 측을 상대로 로비하는 데 동원한 브로커는 한 아무개 씨. 한 씨는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한 씨는 이 점을 노려 정운호 대표와 계약을 맺었다. “롯데면세점에서 좋은 자리를 맡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며 정 대표로부터 매출액의 일부를 받아 챙긴 것. 정 씨는 검찰에서 자세한 로비 정황을 모두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검찰은 한 씨에게 전달된 돈 중 일부가 신영자 이사장에게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신영자 이사장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신 이사장은 언론에 “한 씨는 알지만 입점 로비는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로비자금이 20억 원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네이처리퍼블릭 매장의 연 매출이 20억 원 정도였기 때문에 로비 자금으로 20억 원을 썼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한 씨가 정운호 대표와 맺은 계약 권리가 다른 이에게 넘어가는 과정을 보면 수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나중에 한 씨가 빠지면서 정 대표와 신 이사장의 장남이 운영하는 B 사(비상장)와 계약을 맺는데, 신 이사장의 장남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B 사는 롯데면세점 등에 화장품 등을 납품하며 매출 300억∼400억 원대, 당기순이익 10억∼20억 대를 올리는 알짜배기 회사. 통상 롯데면세점 등에 납품하는 입장은 ‘을’이지만, 한 씨의 권리가 넘어간 걸 보면 이 회사는 롯데면세점에 자리를 좌우할 수 있는 ‘갑’이었을 수 있다는 게 검찰의 해석이다.

면세점 업계에 밝은 한 법조인은 “면세점에서 어느 자리에 있는지에 따라 연매출이 수십억 원 씩 차이가 난다고 들었다”며 “정 대표 입장에서 면세점 좋은 자리는 놓칠 수 없는 곳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 역시 “중국인들이 자주 찾는 면세점에서 엘리베이터 앞처럼 좋은 자리에 지점이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홍보 효과가 상당하다”며 “단순히 수익성만 놓고 따질 수 없는 게 바로 매장 위치”라고 보탰다.

방산비리도 함께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정운호 대표가 한 씨에게 돈을 건넸다는 진술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롯데면세점을 향한 로비 의혹은 정운호 대표의 다른 법조 로비에 동원된 브로커 이 아무개 씨(도주 중) 등이 없어도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롯데 측은 이런 상황이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롯데면세점은 그룹 경영권 분쟁 이슈로 작년 하반기 면세점 특허권 심사에서 탈락, 60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던 월드타워점 특허권을 뺏겼기 때문.

롯데 측을 향한 수사는 이제 시작이라는 의견이 법조계 내에 지배적이다. 기업 수사에 밝은 한 변호사는 “지난해 롯데가 파동을 겪을 때부터 롯데와 관련된 제보들이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에 쏟아졌다”며 “공정거래위원회 등에서도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신영자 이사장 외에 다른 롯데 그룹에 대한 수사가 언제든 진행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남윤하 저널리스트

비즈한국

bizhk@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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