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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스업] 패션의 완성은 드레스셔츠

2016.05.18(Wed) 08:56:10

   
▲ 드레스셔츠는 남자의 패션을 완성하는 기본 아이템이다.

우리가 화이트셔츠라고 부르는 것은 원래 ‘드레스셔츠(Dress Shirts)’다. 굳이 컬러를 명시하지 않아도 드레스셔츠는 무조건 화이트다.

화이트셔츠, 보통 와이셔츠라고도 부르는 드레스셔츠는 정장을 입을 때 안에 입는 일종의 속옷과도 같다. 너무 얇아서도 안 되고, 너무 구김이 많아도, 스티치가 티 나게 들어가서도 안 된다. 단추 색깔이 튀어서도 안 된다. 몸에 딱 붙은 스판 재질의 핏이어도 안 되고, 그렇다고 너무 풍성하게 입어도 아저씨다. 여러 종류를 입어가면서 자기 몸에 가장 잘 맞는 걸로 찾아야 한다. 맞춤셔츠라면 더 좋다.

격식과 권위를 위한 정장에서 최고의 조연은 드레스셔츠다. 아무리 멋진 정장과 세련된 넥타이를 골랐어도 드레스셔츠가 부실하면 스타일이 반감된다.

남자에게 비싼 수트나 명품구두는 없어도 된다. 하지만 속옷과 드레스셔츠는 낡지 않아야 하고, 비싸진 않더라도 늘 깨끗해야만 한다. 상대는 몰라도 자기 자신은 안다.

드레스셔츠는 속옷 같은 소모품이다. 비싼 걸 입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싸구려는 피해야 한다. 가격의 차이는 브랜드의 차이기도 하지만 소재의 차이기도 하다. 옷을 만드는 천이라고 다 같은 게 아니고, 흰색이라고 다 같지도 않다. 소재에 따라 최종적으로 입었을 때 드러나는 컬러의 미세한 차이도 있고, 구김과 때 묻음, 낡음의 차이도 있다. 그러니 주기적으로 새 걸로 바꿔주자. 작은 차이에서 스타일이 완성된다.

조연이기만 하던 드레스셔츠가 이제 주연 자리를 넘보고 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넥타이를 매지 않고 셔츠만 입은 채 자주 공식석상에 나왔다. 노타이 차림을 즐기는 덕분인지, 이들이 주관하는 정상회담에선 노타이 차림이 자주 보였다. 시진핑 주석도, 푸틴 대통령도, 올랑드 대통령도 이들과 함께 노타이 차림으로 등장했었다.

   
▲ 오바마는 드레스셔츠를 가장 멋지게 입는 사람 가운데 한 명. 소매를 걷어올린 저 위치를 보라.

넥타이를 맨 정장은 권위와 격식을 뜻했지만, 이제 넥타이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성공한 남자들의 드레스코드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IT기업 리더들의 자유로운 복장도 이런 분위기에 한몫한다. 수많은 기업에서 비즈니스 캐주얼이나 자유 복장으로 드레스코드를 바꾸는 것도 이런 추세를 반영한다.

실제로 넥타이 매출은 전 세계적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넥타이가 빠졌어도 절대 자리를 뺏기지 않는 게 있다. 바로 드레스셔츠다. 그중에서도 흰색. 드레스셔츠는 절대 반팔을 입어서도 안 되고, 셔츠 앞주머니에 뭘 집어넣어서도 안 된다. 천하의 원빈이라 해도 용서받지 못할 짓이다.

드레스셔츠를 가장 멋지게 입는 사람을 한 명만 꼽자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일 거다. 흰 셔츠에 소매를 걷어올리고, 타이를 매지 않고 단추를 풀어 헤친 모습은 그를 대표하는 이미지다. 권위를 내려놓고 활동성과 남성미를 드러내는 이런 모습을 지적이고 섹시하다 여기는 여성들이 많다.

이런 스타일에서 가장 중요한 건 셔츠의 핏이다. 헐렁해서도 안 되고, 타이트해서도 안 된다. 적당한 중간을 잘 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허리와 배가 도와줘야 한다. 날씬한 허리와 군살 없는 배는 셔츠만 입고 있을 땐 아주 중요한 요소다. 재킷으로 가릴 때는 적당한 뱃살도 숨겨지지만, 셔츠만 입고 있을 땐 그게 안 된다. 계속 숨을 참고 배에 힘주고 있을 수도 없다. 그러니 결국 뱃살을 관리하는 수밖에 없다. 역시 패션의 완성은 얼굴, 아니 몸매다.

여자들이 매력적으로 느끼는 남자의 모습 중 하나가 셔츠 소매를 무심히 걷고 일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이때도 공식이 있다. 소매 끝단을 한 번 살짝 접고, 소매를 조금 위로 당겨 손목과 팔꿈치의 절반 정도 위치로 접혀진 끝단이 오게 하는 게 좋다. 소매를 걷더라도 팔꿈치 위로 올라와선 안 된다. 괜히 운전할 때 후진하는 걸로 여자한테 어필하는 것보다 이게 훨씬 더 효과적이다. 여자를 차에 태우지 않아도 일상의 공간에서 얼마든지 매력을 발산할 수 있다. 물론 하루 종일 숨참을 자신 없다면 뱃살부터 빼자. 그래야 셔츠 핏이 살아난다.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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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Insight & Business Creativity를 연구하는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KBS 1라디오 <생방송 오늘>을 비롯해 다수 프로그램과 대기업 강연을 통해 최신 트렌드를 읽어주고 있다. 저서로는 <라이프 트렌드 2016: 그들의 은밀한 취향>, <라이프 트렌드 2015: 가면을 쓴 사람들>, <라이프 트렌드 2014: 그녀의 작은 사치>, <라이프 트렌드 2013: 좀 놀아 본 오빠들의 귀환>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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