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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운호 로비 아지트’ 유흥주점 추적

로비 및 연예인 성접대 의혹…바뀐 주인은 바지사장?

2016.05.17(Tue) 12:33:24

   
▲ 정운호 대표의 로비 장소로 지목된 청담동의 한 유흥주점. 사진=임준선 기자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의 구명 로비로 시작된 법조계 비리 의혹이 정·재계, 나아가 군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최근 <비즈한국>은 정 대표가 로비의 장소로 활용한 강남구 청담동의 한 유흥주점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고 추적했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 대해 “과시욕이 상당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 대표가 강남구 청담동의 M이라는 이름의 유흥주점에서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 로비를 하고 여자 연예인 성접대까지 제공했으며, 자신이 성매수한 여자 연예인에 대해 주변인들에게 자랑삼아 알렸다고 전했다.

당시 거론된 여자 연예인에는 주연급 배우, 조연급 배우, 걸그룹 출신 솔로가수 등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다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인물들로 정 대표의 허풍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즈한국>은 지난 10일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M 유흥주점에 직접 찾아가봤다. 업소는 지난 2012년 4월 정부 고위 인사가 대기업 회장으로부터 수십 차례에 걸쳐 향응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업소와 같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었다. 당시 업소의 이름은 C였으나, 현재 업소의 이름은 M이다.

업소는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의 건물 지하 1층에 위치해 있었다. 기자가 이 업소에 도착한 시간은 7시 30분, 업소 간판의 불이 켜져 있었다. 종업원은 오후 8시 30분이 넘어서야 하나둘씩 출근했다. 이 업소는 소규모 멤버십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어 단골이나 마담 소개 없이는 외부인의 출입이 불가하다. 특히 업소는 VVIP 고객을 상대하기 위해 최고급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으며, 룸 4개와 홈바로 구성돼 있다고 한다.

기자가 본 여성 종업원 4명은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였고, 연예인 못지않은 외모를 자랑했다. 업소 관계자는 일하는 여성이 10명 내외라고 했다. 여성들은 모두 외제차를 타고 왔으며, 현 판매가를 조회해본 결과 최소 8000만 원에서 최대 2억 원을 호가하는 차량들었다. 인근 상가 업주는 “대기업 회장이나 갑부들만이 출입할 수 있는 업소로 알고 있다”며 “얼굴을 가리고 출입해서 몰랐을 수도 있으나 업소에 출입하는 연예인을 직접 본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사정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이 업소는 상위 10%의 여성이 일한다고 하여 이른바 ‘텐프로’로 불리는 유흥주점보다 업소 여성의 지성과 외모의 수준이 높아 ‘오프로(5%)’ 또는 ‘일프로(1%)’로 통한다. 이 업소의 발렌타인 17년산 기준 기본 주대 가격은 100만 원, 접대부 팁은 30만~100만 원선으로 알려져 있다.

   
▲ 정 대표의 로비장소로 지목된 유흥주점 입구.

업소 관계자는 “한 달 전 업주가 바뀌면서 이곳에서 일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정 대표가 이 업소의 단골이었는지는 모르겠다”며 “여자 연예인이 업소에서 일하지는 않고, 연예인이 업소에 출입하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여자 연예인의 출입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가 한 달 전부터 이 업소에서 일한 점 등을 미뤄 최근 한 달 사이 여자 연예인이 적어도 1회 이상 방문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업소 관계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

업주 C 씨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2012년 업소명을 바꾸고 최근까지 영업을 한 전 업주로부터 지난 3월 22일 가게를 인수했다”며 “기존에 있던 H 마담은 타 업소로 자리를 옮겼고, 기존 고객들이 마담을 따라 모두 떠났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에는 10여 곳의 1급 업소(유흥주점)가 있는데, 대기업 회장, 정·재계 인사, 연예인 등 넓은 인맥을 가진 H 마담도 그중 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며 “H 마담을 찾으면 자세한 내용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4월 5일 자신의 명의로 해당 업소의 사업자등록을 마쳤으며, 업주가 바뀌었기 때문에 정 대표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C 씨의 설명에 대해 사정기관 관계자는 “정 대표에 대한 수사가 업소로 튈 것에 대비해 바지 사장을 교체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업주의 말대로 H 마담과 정 대표의 핵심 브로커인 이 아무개 씨(56·수배 중)가 정·재계 인사 로비와 여자 연예인의 성접대에 직접 관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주 중인 이 씨가 붙잡히면 정운호 게이트가 연예계 성접대 파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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