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G5 프렌즈를 후속작에 쓸 수 없는 결정적 이유

▲ LG G5 프렌즈

LG전자가 올해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G5는 일체형 금속 디자인을 채택하고도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도록 한 혁신적인 제품이다. 여기에 아예 스마트폰 하단부를 모듈화해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도록 확장성까지 도모했다. 이러한 교체형 모듈을 ‘프렌즈’라고 한다.

그러나 취재 결과 G5용으로 출시된 프렌즈를 후속 제품에 사용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비밀은 바로 안테나에 있다.

G5 설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G5 안테나가 상단부뿐만 아니라 하단부에도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스마트폰 안테나는 케이스 안쪽에 인쇄하는 형태로 설계된다. 이것이 모듈에 해당하는 하단부에 배치돼 있다.

따라서 G5에서 모듈을 빼면 수신감도가 현저하게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사용자는 눈치챌 수 없다. 애당초 모듈을 빼면 전력이 차단돼 스마트폰이 꺼지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보통 스마트폰은 수신감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안테나 모양이 매번 스마트폰이 개발될 때마다 새로 그려진다는 점이다. 즉 G5에 최적화된 안테나를 G6를 비롯한 다른 스마트폰에서 쓰기 어렵다. 익명을 요구한 스마트폰 부품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안테나는 기종마다 각각 최적화 설계를 거치기 때문에 다른 스마트폰과 호환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G5 프렌즈 중 하단형 모듈은 사진을 촬영할 때 그립감을 높여주는 캠플러스(9만 9000원)와 고음질 음악 청취용 B&O 플레이(18만 9000원)가 있다. 확인 결과 두 제품 모두 동일하게 내부에 안테나가 배치돼 있다.

G5 출시 초기 프렌즈 모듈의 향후 호환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적지 않았다. 10만~20만 원에 달하는 프렌즈 모듈을 별도로 구입했다는 이유로, 향후 구형이 된 스마트폰을 울며 겨자먹기로 계속 써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준호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장은 지난 3월 열린 G5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G5 모듈을 다음 제품과 연결해 쓸 수 있는 방법을 다각적으로 고민 중”이라며 “어댑터 등을 통해 어떻게든 쓸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LG전자는 프렌즈 개발자 컨퍼런스, 프렌즈 모듈형 아이디어 공모전 등을 여는 등 모듈형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리더십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한 각종 행사를 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애당초 안테나 설계에 따른 호환성의 한계를 LG전자가 미리 알고 있었음에도, G5 흥행을 위해 다소 모호하게 답변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G5 이후 아직까지 또 다른 하단형 모듈은 출시되지 않고 있다.

G5는 출시 초기 우리나라서 일평균 1만 대에 달할 정도로 높은 판매량을 보였지만, 4월 말부터 판매량이 급격히 내려가 현재 일평균 3000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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