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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검찰의 ‘쌍검’ 맞나

“특수4부-비자금 의혹, 방위사업수사부-서울공항 이전 내사 중”

2016.05.05(Thu) 12:31:59

효성 부영 등 4·13 총선 이후 대기업 사정이 이어지고 있다. 국세청 공정위 검찰, 사정기관들이 전방위로 나선 모양새다. 특히 검찰은 고질적인 비리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갖고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그중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검사 조재빈)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박찬호)가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롯데건설을 정조준하고 있는 정황을 <비즈한국>이 포착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검찰이 롯데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 서울중앙지검 각 부에서 롯데건설의 내사에 착수했다”며 “특히 특수4부에서 비자금 의혹을, 방위사업수사부에서 서울공항 활주로 변경 문제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제2롯데월드(출처=롯데물산 홈페이지)

롯데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지난해 11월 압수수색건과 연결 짓는 관측도 있다. 당시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은 서울 잠원동 롯데건설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롯데건설이 과거 경북 지역에서 토목공사를 수주한 뒤 하도급 업체들로부터 자금을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때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회계장부와 공사 계약서 등을 분석해 비자금 규모와 용처를 조사하다 특수4부로 취합, 집중적으로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방위사업수사부에서 들여다보는 건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숙원 사업인 제2롯데월드와 관련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제2롯데월드는 지난 2009년 롯데그룹과 공군의 합의 끝에 공사가 시작됐으나 당시 여러 논란이 일었다.

가장 큰 논란은 MB(이명박) 정부 초기 ‘경제살리기’ 차원에서 제2롯데월드를 신축하는 방향으로 무게를 두고 공군도 제2롯데월드에 적극 협조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공군은 제2롯데월드를 위해 서울공항의 동쪽 활주로 방향을 3도 틀어줬다. 이를 두고 국회 국방위원회와 시민단체 등에서 크게 반발한 바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최근 법조게이트로 비화하는 네이처리퍼블릭 사건이 롯데와의 연결고리가 됐다고 보기도 한다. 지난 3일 방위사업수사부는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로비 의혹과 군납 비리 의혹 모두에 연루된 한 아무개 씨를 체포하고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한 씨는 네이처리퍼블릭이 롯데면세점에 입점할 수 있도록 로비를 해주는 대가로 정 대표로부터 뒷돈을 받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군납비리 의혹이 있는 한 씨를 조사하고 있는 만큼 롯데면세점 로비 관련 수사도 자연스레 방위사업수사부에서 진행됐다는 시각이다. 검찰 관계자는 “(군납비리로 체포된 한 씨는) 롯데면세점과 관련해 나오는 이야기가 많아 체포된 김에 물어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수사를 하다보면 (다른 사건으로) 검거했는데 또 다른 사건의 피의자이기도 한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만약 검찰이 방산비리를 조사한다면 활주로 방향을 틀어주면서 이익을 챙긴 사람을 들여다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검찰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방산비리와 함께 공정위에 거짓으로 해외계열사를 기재하고 세금을 허위 신고했다는 이야기도 조사 중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의 롯데건설 조사 판이 그룹 전체로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이와 같은 검찰의 움직임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검찰 수사를 받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태현 기자

to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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