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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와병으로 본 삼성가 가족력

2014.05.20(Tue) 13:41:39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의식불명 상태가 열흘 넘게 계속되면서 ‘삼성가의 가족력’이 새삼 관심을 모르고 있다. 가족력이란 환자의 가족이나 친척의 의학적 내력으로 ,유전병 사망 원인 등을 미리 알아두면 치료와 예방에 도움이 된다.

삼성가의 가족력은 여자보다는 남자 쪽에서 주로 발현된다. 유전병으로까지 단정할 수는 없지만 삼성가 남자들에게 공통적으로 찾아온 병은 폐암이다.

1976년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은 위암을 발견하고 일본으로 건너간다. 게이오의과대학에서 위암 분야에 저명한 의료진으로부터 암 제거 수술을 받은 이회장은 그 뒤 소식 위주의 식생활을 하는 등 건강에 유의해오다 10년이 채 안 돼 폐암을 선고받는다. 이회장은 결국 이 병으로 별세한다. 1987년 11월 19일 향년 77세 때였다.

이건희 회장은 선친보다 이른 나이인 57세 때 암진단을 받는다. 병명은 폐암의 일종인 림프절암. 이 회장은 세계 최대 암 연구센터인 미국 텍사스 ‘M.D.앤더슨 암센터’에서 수술을 받는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이후 건강을 회복한 이 회장은 폐질환이 재발될 것을 우려해 예방에 각별히 신경을 써왔다. 매년 겨울이 되면 기후가 따뜻한 하와이 등지로 휴양을 갔다가 봄에 귀국한 예가 그것. 이회장은 지난해 8월이건희 사촌도 폐암으로 별세

이건희 회장의 친형인 이맹희 회장도 폐암으로 투병 중이다. 이 회장은 동생인 이건희 회장에 비하면 늦은 나이에 암이 발견되었으나 83세 고령으로 인해 체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가족과 떨어져 중국에서 홀로 살고 있는 이회장은 현재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으며 의사소통만 가능한 정도다.

이건희 회장과 사촌지간인 이동희 제일의료재단 이사장도 폐암으로 세상을 등졌다. 1996년 5월 28일의 일이었다. 이동희 이사장의 부친은 이병철 회장의 형인 이병각 삼강유지 사장이다. 1905년생인 이병각 사장은 67세 되던 해 돌연사 했다.

삼성가의 또 다른 가족력으로 샤르코-마리-투스병(CMT)이 있다. 삼성가의 장손인 CJ 이재현 회장이 이 병을 앓고 있다. CMT는 일종의 유전병으로 뇌에서 척추를 통해 근육으로 이어지는 말초신경의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의학 전문가에 따르면 이 병은 생명에 위협을 주지는 않지만 팔다리의 근육 약화로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재현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 회장도 심한 편은 아니지만 어릴적부터 다리를 절었다. 이건희 회장도 부축을 받으며 걷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이는 다리의 힘이 약화된 상태에서 낙상사고를 우려한 때문이다.

고 이병철 회장도 젊은 시절 각기병을 앓았다. 각기병은 다리의 힘이 약해지고 저리는 등 이상이 생겨 제대로 걷지 못하는 병이다. 이 회장이 일본 와세다대학 정치경제학부를 다니다 중퇴한 것도 이 병 때문이다. 이회장은 휴학계를 내고 이 병을 이겨내려고 애썼지만 결국 포기하고 귀국하게 된다.

이건희 회장의 바로 윗 형인 고 이창희 회장은 혈액암으로 타계했다. 일찌감치 첨단산업에 눈을 뜬 그는 국내 최초 오디오 카세트테이프 공장을 설립하는 등 경영에 탁월한 능력을 보였으나 암이 그의 도전을 꺾었다. 기이하게도 그는 선친과 똑같은 날짜(19일)에 운명했다. 이창희 회장의 사망 원인은 가족력으로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가 임종한 나이(57세)와 비슷한 나이에 이건희 회장이 암수술을 받은 점삼성가 여성들은 대부분 무병장수

삼성가는 남자보다 여자들이 무병장수하는 특징이 있다.이병철 회장 부인인 고 박두을 여사가 대표적인 예다. 박두을 여사는 암과 같은 중한 질병을 앓아본 적이 없다. 건강한 삶을 살던 여사는 94세에 노환으로 별세했다.

이맹희 회장의 부인인 손복남 여사도 건강한 편이다. 손 여사는 1933년생으로 올해 나이 82세다. 손 여사는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기억력이 비상한 편이며 집안 대소사를 직접 챙길만큼 정정하다. 하지만 지난해 아들 이재현 회장이 수감된 이후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되자 근심이 많아졌다. 말수도 줄어들고 식사도 거르는 때가 많아 주변에서 건강을 걱정하는 소리도 들린다.

이건희 회장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도 건강한 편이다. 1945년생으로 올해 나이 70세이지만 특별히 앓는 병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별세한 홍 관장의 모친인 김윤남 여사도 90세로 천수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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