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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연락두절, 조현민 등기이사 퇴진 이유?

대한항공 측 “저술 관련해 휴가 내고 해외에…문책성은 억측”

2016.05.04(Wed) 18:27:11

최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진에어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사실이 알려지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진그룹 3세 후계구도에서 조현민 전무는 한진그룹 저가항공사(LCC)인 진에어를 맡게 될 것이란 재계의 관측이 우세했던 가운데 이뤄진 인사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복수의 대한항공 내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현민 전무가 지난해 12월 일주일 정도 연락이 두절되는 일이 있었다고 해 이번 인사와 관련한 뒷말을 낳고 있다.

   
▲ 한진그룹 3세들. 왼쪽부터 조현아 전 부사장, 조원태 부사장, 조현민 전무.

# 출근 않고 연락두절 vs “휴가였다

대한항공의 한 내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급하게 보고를 할 것이 있었는데 조 전무가 어디에 있는지 소재조차 파악을 할 수 없었다. 회사 내부에서 조 전무를 찾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 전무가 출근하지 않아 행방이 묘연해 찾으려 하다 보니 연락도 안됐다. 명확하게 휴가라고 알려줬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한항공과 내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현민 전무는 당시 해외에 있었다. 

그리고 3개월여가 흐른 지난 3월 24일 진에어는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이 진에어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로 선임되고 28일 조 전무가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사실을 20여 일 지난 4월 12일에 공시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진에어의 최근 5년간 임원 변동 관련 공시를 살펴보니 인사 당일로부터 모두 5일 이내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번 공시는 이례적이다. 

조 전무는 2013년 3월 28일 진에어 등기이사에 선임돼 3년 임기를 채우고 물러나는 대신 이 회사 마케팅본부장직은 계속 수행할 예정이다. 상법상 등기이사는 이사회 구성원에 올라 있다는 의미로, 기업경영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고 그에 대한 법적인 지위와 책임을 가지는 매우 중요한 자리다. 등기이사는 퇴진한 날 다시 취임하는 방법으로 중임할 수 있지만 조 전무는 다시 등기이사로 등재되지 않았다. 결국 진에어 내에서 조 전무 입지가 좁아진 셈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조현민 전무의 등기이사 퇴진은 임기만료로 인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등기이사는 재등재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조 전무가 진에어에서 담당했던 주 업무에는 변함이 없다”며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시너지를 내기 위해 조원태 부사장이 진에어 대표와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조 부사장은 이전까지 진에어 등기이사는 아니었지만 2009년부터 이사로 선임돼 진에어 업무에 관여해 왔다. 이번 공시도 기한 내에 이루어졌으며 위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조 전무가 해외로 휴가를 간 것은 맞다. 분명히 휴가계를 제출하고 갔다. 조 전무는 이미 몇 권의 여행 관련 책을 저술했다. 지난번 휴가도 책 저술과 관련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문책성 인사라는 주장이 맞다면 모든 회사 직책에서 물러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억측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한항공 측은 조 전무의 당시 정확한 휴가계 제출일과 실제 휴가기간에 대해선 확인하지 못했다며 공개하지 않았고 조 전무 본인에게 직접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 진에어 항공기(출처=진에어 홈페이지)

# 자매 주춤한 사이 굳어지는 조원태 원톱체제

한편, 한진그룹은 최근 들어 조원태 부사장이 경영 보폭을 넓히며 경영권 승계의 무게중심이 급변하고 있다. 재계에선 한진그룹 3세 후계 구도에서 대한항공은 조원태 부사장, 호텔은 조현아 전 부사장, 진에어는 조현민 전무가 담당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실제로 삼남매의 그간 한진그룹 내에서 이력을 봐도 그러했다.

하지만 조현아 전 부사장이 2014년 12월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그룹 내 모든 자리에서 물러났고 이번에 조현민 전무가 진에어 등기이사 자리에서 퇴진하면서 조원태 부사장 ‘원톱체제’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조 부사장은 지난 1월 정기인사에서 대한항공 여객·화물 영업 및 기획부문 부사장에서 전 부문을 관장하는 총괄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이어 3월 대한항공 대표이사가 됐다. 조 부사장은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과 한국공항 대표도 겸하고 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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