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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가급기 살균제 피해 사과"…유족 "면피성"

2016.04.18(Mon) 15:17:07

   
▲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해 공개사과 하고 있다 (YTN 방송화면 캡쳐)

롯데마트가 자체 생산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해 피해를 입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대국민 사과와 함께 보상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유가족들은 '검찰 수사에 대한 면피성 사과'라고 비판했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는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6년 11월에서 2011년 8월까지 시판했던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해 그간 큰 고통과 슬픔을 겪어 오신 피해자 여러분과 그 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김 대표는 "공식적으로 명확한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피해여부 확인이 어려웠다"며 "이 또한 저희로서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사태를 접하다 보니 제대로된 대안을 찾지 못하고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났다. 검찰의 엄중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적극 협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검찰 수사가 종결되기 전까지 ▲피해보상 전담조직 설치 ▲피해보상 대상자 및 피해보상 기준 검토 ▲피해보상 재원 마련 등에 대해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예상되는 보상액의 규모에 대해 김 대표는 "최소 100억원은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마트에서 문제가 된 제품은 자체브랜드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다. 이 제품은 지난 2006년부터 판매됐으며 이후 보건복지부의 역학조사 결과 발표에 따라 2011년부터 전량 회수·폐기 조치했다. 정부가 지난 2014년부터 작년까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PB가습기 살균제에 의한 사망자는 22명, 부상자는 39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홈플러스는 내부적으로 피해 보상 검토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홈플러스 측은 "검찰 수사 진행 후 결정이 나오면 추후 대응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는 가습기살균제 유가족들이 동석해 롯데마트의 뒤늦은 보상방안 발표를 강렬하게 비판했다. 

강찬호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가족모임 공동대표는 "검찰이 소환조사 하겠다고 하니 기자들을 모아 그 앞에서 브리핑 한 것"이라면서 "정작 피해자들은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롯데마트가 진심으로 사과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피해자들 앞에서 다시 한 번 공개사과하고, 다른 기업들을 만나서 공동 대책 마련을 위한 기구를 설립해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은 2011년 원인 미상의 폐손상으로 사망이 보고된 이후 임산부와 영유아 143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에서 비롯된다. 

가습기 살균제는 물을 자주 갈아넣는 가습기에 액체 살균제를 넣어 살균과 세척을 쉽게 하기 위한 제품이다. 사망 원인이 가습기 살균제에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정부(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가 실시됐다. 동물 실험 등을 통한 조사에서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과 인과관계가 확인됐다는 지난해 5월 정부 발표가 나오면서 문제가 확산됐다.

롯데마트 외에‘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옥시레킷벤키저),‘홈플러스 가습기청정제’(홈플러스 PB), ‘세퓨 가습기 살균제’(버터플라이이펙트) 등 4개 제품이 폐 손상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결론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올들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에 올초 설치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은 최근 3개월여동안 옥시와 롯데 등 제조사에 대한 압수수색과 200여명의 피해자 확인조사를 실시했고, 18일부터 제조사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원료 공급사인 SK케미칼은 물질안전보건자료(MSDS·화학물질 취급설명서)에 해당 원료의 유해성을 경고하고 이를 유해물질로 분류했지만, 이들 제조 판매사는 '안전하다'는 문구로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영국계 옥시레킷벤키저는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제품 겉면에 '살균 99.9% 아이에게도 안심, 인체에 안전한 성분을 사용해 안심하고 쓸 수 있습니다'는 안내문구까지 적어 허위로 안전성을 강조했다는 게 검찰 입장이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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