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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 ‘여소야대’에 재계 ‘먹구름’

새누리 참패·저격수들 재등장에 ‘비상’

2016.04.21(Thu) 17:07:48

   
▲ 재등장한 저격수들. 왼쪽부터 박영선, 심상정, 노회찬 당선인. 일요신문DB.

지난 4·13 총선에서 ‘여소야대’ 결과가 나오자 기업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친기업 정책 법안을 추진하던 여당인 새누리당이 참패하면서 겨우 122석을 획득했다. 더군다나 제3당이 ‘여 성향’인 자유민주연합이나 자유선진당 등이던 기존 선거 결과와 달리 20대 총선에서는 ‘야 성향’인 국민의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하면서 제3당을 차지했다. 

일단 박근혜 정부에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던 소위 4대 개혁 법안 처리가 물 건너갔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올초부터 4대 개혁 법안 홍보를 물밑으로 지원한 경제단체들의 표정은 대부분 매우 어두워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13일 “각 당은 20대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화합과 상생의 정치를 통해 민생 안정과 경제 살리기에 힘을 모아줄 것을 기대한다”며 “경제 활력을 제고하고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데 초당적 노력을 기울여주기를 바란다”라는 논평을 냈다.

하지만 담담한 어조와 달리, 전경련 내부에서는 이번 결과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는 반응이 전해지고 있다. 또 다른 경제단체의 한 인사는 “정부와 집권 과반 여당이 추진하던 정책도 발목이 잡혔는데 여소야대 정국에서 무슨 법안이 통과되겠느냐는 생각이 대부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직접 뛰고 있는 기업들의 표정은 더욱 어둡다. 총선 전 새누리당은 사용자인 기업에 맞춰 노동계약의 유연성을 높이는 노동개혁을 추진하고 있었고, 노조는 이에 노동기본권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며 강력히 반발하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총선 결과로 인해 4대 개혁은커녕 노동자 벨트로 불리는 울산에서 무소속 후보와 정의당이 당선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또한 공약으로 경제민주화를 통해 재벌을 규제하고 중소상인을 활성화하자는 캠페인을 진행한 더불어민주당이 제1당에 등극하면서 그 충격이 더욱 큰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 상황인데 만약 재벌규제 법안까지 입법되면 사업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법안이나 정당의 정책 색깔과 별개로 저격수들이 재등장한 것도 기업들을 긴장시키는 요인이다. 전통적인 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박영선, 심상정 의원이 살아남았고, 원외에 있던 ‘삼성X파일’의 주역 노회찬 당선인도 국회로 컴백했다. 여기에 더민주 비례대표로 대기업 규제를 외치던 의원들 중 상당수가 지역구 의원으로 당당하게 생환하면서 이들의 정책 활동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의 변화 가능성도 재계의 관심 대상이다. 새누리당이 노동유연화 등 우클릭 정책을 추진하다 선거 참패를 맞은 만큼 진보적인 색채를 넣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반대의 시선도 만만치 않다.

국회 한 보좌관은 “새누리당의 개혁 보수 성향인 비박계가 공천에서 대거 탈락했고, 유승민계로 꼽히는 의원들과 정두언 의원을 필두로 한 수도권 새누리당 의원 등이 본선에서 낙선한 만큼 좌클릭할 인물이 없다”며 “오히려 영남과 친박이 결합한 지금의 새누리당 의원들의 면면을 볼 때 더욱 우클릭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o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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