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질 경우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0.5%포인트 하락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IMF의 전망에 따르면 중국 경제성장률은 2015년 6.8%에서 2016년 6.3%로 하락할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0일 '중국의 성장 둔화가 주요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보면 중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경우 싱가포르의 경제성장률은 0.7%포인트, 인도네시아는 0.6%포인트 하락했고 한국은 그 뒤를 이어 0.5%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0.2%포인트, 미국은 0.1%포인트였다. 연구원이 중국 경제성장률과 주요국 경제변수로 구성된 벡터자기회귀모형(VAR)을 구성해 분석한 결과다.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는 주요국들의 대중국 수출 부진을 통해 각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2014년 기준 중국은 세계 총수입의 10.3%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주요국보다는 아시아 신흥국들과 자원 수출국들의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자원 수출국인 호주의 경우 대중국 수출 비중이 33.9%에 달한다. 한편 필리핀(13.0%), 말레이시아(12.1%),태국(11.0%), 인도네시아(10.0%) 등남아시아 신흥국들은 10%가 넘는 수준이다. 동남아시아 신흥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민소득이 높은 국가들 중에서는 우리나라와 싱가포르가 각각 25.4% 및 15.6%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이들 국가 중에서도 GDP 대비 수출 비중이 높은 싱가포르와 우리나라의 중국 경제에 대한 노출도(대중국 수출 비중, GDP 대비 수출 비중)는 각각 23.6%와 12.8%에 달한다.
이처럼 한국이 중국의 경제성장률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은 중국에 대한 경제 노출도가 크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원자재 수입 국가인 중국의 성장 둔화는 국제 원자재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은 그 동안의 급격한 경제성장 과정에서 세계 최대의 원자재 소비국으로 부상했다. 석유의 경우 미국에 이은 세계 2위의 석유 수입 대국이며, 알루미늄, 동, 아연 등의 광물 자원 역시 전세계 소비량의 약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에너지 및 광물 수입은 중국의 성장세 둔화 등의 영향으로 지속적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에너지 관련 수입 증가율은 2000~2008년 연평균 30.1%에서 2009~2014년 20.6%로 하락했다. 광물 관련 수입 증가율은 2000~2008년 연평균 51.3%에서 2009~2014년 14.1%로 하락했다. 이러한 중국의 원자재 소비 및 수입 감소는 결국 세계 원자재 수요의 감소로 이어졌다. CRB 원자재 가격 지수의 경우 지난 2005~2014년 평균적으로 약 300p(1967년 100p 기준) 수준을 기록했으나 2016년 2월 현재 160.9p로 하락했다. 이러한 중국의 원자재 수요 축소 및 원자재 가격 하락은 자원 수출 의존적 경제 구조를 가진 국가들의 경기 부진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브라질과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남아공 등 주요 원자재 수출국들의 경우 원자재 가격 하락의 여파로 재정수지와 경상수지가 지속적으로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우리나라 대응방안과 관련해 "신흥시장 발굴 및 진출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과 중국의 성장 둔화에도 상대적으로 아직까지 성장 여력이 있는 중국 내수 시장으로의 진출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 경제와 연관성이 높은 신흥국들의 경제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외환시장의 단기변동성 확대에 적극 대응하면서 중국 경제의 돌발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